매일신문

청와대-야당 정기 대화창구 추진

새정부 첫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으로 내정된 문희상, 유인태씨가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며 정치사상 유례없는 '정기적인 청와대-야당 대화창구 개설안'을 내놓아 그 배경과 실현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비서실장 내정자는 8일 "각당 대표급 및 총무들과 청와대와의 정례 회동을 개최해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공유해 나갈 것"이라며 정기회동 추진의사를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의 예를 들어 "미 의회와 대통령의 관계와 같이 상하관계가 아닌 협력의 동반자로 나갈 것"이라며 모델까지 제시했다.

유 정무수석 내정자도 이날 "노 당선자는 선거때 야당의원과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대화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며 국정운영에 있어 한나라당의 협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망-새 정부 핵심인사가 청와대와 야당간 정례 대화 방안을 표명함으로써 향후 대화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노 당선자도 선거기간 동안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야당과 수평관계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대화 대상인 야당으로서도 현재로서는 대화에 불응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는 "노무현 당선자가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라며 "야당을 타도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회동을 촉구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이 원내 150석을 확보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라는 점도 대화채널 가동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노 당선자가 앞으로 이뤄나가야 할 여러가지 개혁 방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발목을 잡을 경우가 상존, 적지않은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새정부 신임 각료들이 야권과의 정례대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도 노 당선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 당선자는 '탈 권위주의'를 표방하며 야당과의 대화를 강조해 왔다.

그는 한 사석에서 자신이 걸어온 정치사가 권력으로부터의 억압과 냉대가 있었던 바, 이같은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거대 야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현실적 부담도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민주당이 계획하고 있는 개혁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빚어질 마찰을 사전차단하자는 포석이라는 것.

한편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세력 이양을 꾀하는 방안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 세확산을 위해 정계개편을 희망하고 있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벌써부터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고 이같은 불만이 한나라당에서 폭발할 수도 있다고 판단, 사전에 달래기 위한 방안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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