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긴급점검> 서민물가 급등... 대구 경제 휘청

이라크전 위기 고조, 북핵문제 악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유동인구 감소 등 악재가 겹쳐 시내 중심가서 시작된 불경기가 인근 학원, 서점, 재래시장 등으로 확산돼 지역경제가 총체적으로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자재값이 올라 각종 공산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또 중고교 참고서 및 학원수강료, 대학등록금 등의 인상으로 학부모들의 가계 꾸리기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가계빚 급증의 원인 중 하나인 생활물가 인상을 점검해본다.

◇소비자물가 4.1% 상승=대구지역 2월 중 소비자물가는 1월보다 0.4%,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각각 올랐다. 업종별로 산지로부터 반입량이 줄어든 농.축.수산물이 1.5% 올랐고 공업제품(0.8%), 집세(0.2%), 개인서비스(0.1%) 등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농.축.수산물이 5.1%, 공업제품 4.6%, 집세 3.3%, 개인서비스 4.5%, 공공서비스 2.2% 등이 올랐다.

◇유가 급등 주유소 손님 감소=서울에 이어 대구의 일부 주유소서도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ℓ당 1천400원을 넘어 1413원까지 올랐다. 주유소의 한 직원은 "휘발유값이 ℓ당 1200원선 일 때보다 손님이 20% 정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정용 보일러용 경유값도 한달새 두번이나 올라 2드럼을 넣을때 2만원 가량 더 부담이 늘었다.

◇등록금 인상 학부모부담 가중=지역 4년제 대학들이 일제히 등록금을 4.5-7.5%나 올려 가계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인문·사회계 124만3천500원(7%), 이학·체육계 150만5천원(7.2%), 공학·예능계 161만500원(7.2%), 의·치의학계 183만5천500원(7.1%) 등으로 올려 인상률이 높은 편이다. 영남대의 경우 인문·사회계 214만원, 이공계열 300만원, 의·약계열 350만원, 예·체능계열 320만원 등으로 지난해보다 5(재학생)%, 7.5(신입생)%씩 올렸다. 계명대와 대구대도 각 5.9%, 4.5%씩 올려 학부모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중고교 참고서값 급등=중고교 참고서나 문제집의 값도 작년보다 많이 올랐다. 참고서 값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과목에 따라 6천500원-2만2천원으로 다양하나 ㄱ출판사의 경우 인상폭이 특히 높아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만8천원인 고교영어자율학습서의 경우 작년 1만5천원보다 3천원(20%)이나 인상됐고, ㄱ출판사 2학년 영어자습서는 2만5천원, 영어듣기테이프는 2만8천원으로 한과목당 자습서 비용만도 5만원을 뛰어넘게 됐다. 1만6천원인 중학교 1학년 국어자습서는 작년 1만3천원보다 더 오른 편이다.

시내 서점의 한 관계자는 "참고서의 경우 보통 20-30%정도 가격이 올랐고, 지하철 사고후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학원수강료 과외비 수준=지산, 시지, 칠곡 등지의 중고생 대상 입시학원들은 종전 6-7만원하던 단과반 수강료를 20만원대까지 올린 곳들이 많아 사교육비 부담이 엄청 커졌다. 대부분 학원들도 10%정도 수강료를 올렸다. 칠곡의 한 입시학원의 경우 고교생 단과반 6만원, 종합반 20만원, 개인지도반 32만원. 대학생이나 일반인 대상 어학학원은 수강료를 10%정도 올렸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도 껑충=채소류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의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유지해 주부들의 장바구니가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다. 6일 칠성시장에서 거래된 채소값은 상품을 기준으로 배추 1포기 2천500원-3천원, 무 1개 2천원, 대파 1단 2200원, 풋고추 1kg 8천원-1만원, 양파 10kg 2만원선이다.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지하철 참사후 상인동이나 월배 등지서 장보러 오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손님이 10% 정도 감소해 체감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병곤기자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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