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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슬픔 담보' 사기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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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참사후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한 도둑질·사기행위·상행위 등이 성행하고 있어 실종자 가족들을 또 한번 울리고 있다.

현재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중앙로 역사와 대구시민회관에는 좀도둑을 비롯해 보험판매인, 잡상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심지어 실종자 가족을 사칭하거나 봉사단으로 위장해서 실종자들에게 나눠준 담요나 생활필수품 등을 가로채는 이도 있다.

이 때문에 유가족들이 불안에 떨고 있지만 경찰은 뒷짐만 지고 있다.

참사후 딸을 잃어버린 박찬주(40·대구 효목2동)씨는 "얼마 전 내 딸의 아버지라고 사칭하는 40대 남자가 분향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혔다"며 "유가족을 사칭하는 행위만은 삼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오후 5시쯤에는 실종자 가족을 사칭한 60대 남자가 대구시민회관 소강당에 마련된 유가족대책위 사무실로 찾아가 체육복 등 구호품을 받아 가려다 가족에게 적발돼 즉심에 넘겨졌다.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한 소지품 및 금품 도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시민회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창규(27·신평동)씨는 "하루에 3, 4건의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실종자가족들이 많이 지친 상태라 물건을 잃어버려도 신고할 생각조차 못한다"고 말했다.

노숙자들이나 취객들의 행패도 골칫거리. 김민정(27·대구 범어동)씨는 "얼마 전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이 만취 상태로 내 자리에 버젓이 누워 잠을 자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구했지만 도리어 욕설을 퍼부으며 행패를 부렸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은 야간에 중앙로 역사와 시민회관 내에서 불침번을 서는 등 도난 방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밖에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한 보험판매 행위도 발견되고 있으며, "보상금을 더 받게 해주겠다"는 브로커들도 설치고 있다.

실종자 대책위원 박경우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슬픔에 빠진 피해자 가족들이 왜 이같은 고통마저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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