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한달. 가뜩이나 먹구름이 잔뜩 끼었던 대구경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
대구의 도심 중앙로를 중심으로 포진한 유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고, 대다수 시민들이 심리적인 공황상태를 겪으면서 바깥 출입마저 자제하거나 일찍 귀가하는 분위기로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를 더욱 꽁꽁 얼게 만들었다.
힘겹게 겨울나기를 하던 건설업계들도 한달 이상 분양을 늦추었고, 섬유업종도 움츠러들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17일로 참사 한 달을 맞으면서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고, 예지를 모아서 전화위복과 경제활성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통=중앙지하상가, 중앙로역 인근 상가,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유통관계자들은 지하철 개통이 3개월여간 지연될 경우 유통업계가 입을 직.간접 피해는 1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앙지하상가는 지하철 운행중단과 이미지 실추로 고객유입이 90~50% 가량 격감, 심각한 매출손실을 겪고 있다.
중앙로역 인근 상가나 주변 영화관도 매출이 격감했다.
한일극장을 중심으로 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매출손실도 마찬가지다.
대백 본점, 엑슨밀라노, 밀리오레 등도 예외없이 매출이 10~20%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은 내수는 수출과 함께 경제를 이끌어가는 양대축의 하나라며 3월 중순들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중앙지하상가에서는 할인판매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고 백화점도 3월말 봄 정기세일에 앞서 대대적인 판촉행사로 고객잡기 경쟁을 하고 있다.
▨건설=전반적인 경기침체에 지하철 참사마저 터지면서 대구시내 부동산시장은 더욱 경직돼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그러나 3월 중순들어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신규분양을 재개, 건설관련 산업에 생기가 돌고 있다.
지하철 참사의 충격에다 경제마저 바닥권을 맴돌아서는 안된다는 위기감 속에 각 건설사들이 아파트 신규 분양에 속속 나서고 재건축 수주를 위한 발걸음도 재촉하고 있다.
지난 13일 성서 꿈에그린 모델하우스를 공개한 한화건설이 2순위 청약으로 분양을 마감한 것을 신호탄으로 다른 건설사들도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화성산업은 수성구 한우아파트 재건축시공을 수주받았고, 다른 건설사들도 성당주공 등지의 재건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금융, 국세청=금융계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참사 가족자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신속하게 제공했고, 국세청의 세정 지원도 발빨랐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피해자 또는 직계가족이 운영하는 기업 및 사고현장 일대 피해업체와 복구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특별지원자금 100억원을 긴급 지원했고, 대구은행은 중앙로 피해 상가들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13건, 6억2천100만원을 대출했다.
또 20여건은 대출상담 중에 있다.
신용보증기금 대구경북지역본부부장도 피해 상가 가운데 30개 업체에 10억600만원을 보증지원했고, 생명보험사들은 참사 피해자 44명에게 1인당 7천827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섬유.기계=대구.경북 섬유.기계 업체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경북 견직물조합 장원규 기획조사부장은 "북핵문제, 미-이라크전 가능성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까지 터져 업체들은 심리적 공황에 빠져 있다"며 "중국, 일본 등 우리나라와 가까운 아시아 업체들의 경우 아예 대구 방문을 취소하거나 꺼리는 일이 많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기계조합 장충길 이사는 일부 기계업체들은 실질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사고가 난 중앙로역의 복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하철 2호선 건설공사 연장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공조기 등을 발주하는 지역 30여 관련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 "기계업 경기가 활성화되려면 설비투자가 잇따라야 한다"며 "사고 여파로 설비투자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관련 업체들의 고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3일까지 열릴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에는 중동지역을 포함한 해외 바이어들의 대거 불참을 우려했으나 사무국과 코트라의 적극적인 유치노력으로 일단 위기국면은 벗어났으나 실제 참여여부는 아직까지 미지수이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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