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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날리는 정부투자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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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투자기관들이 부지의 적합성이나 사업성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없이 사업에 착수하는 바람에 엄청난 국가예산만 날리고 있다.

토지공사 경북지사는 391억원을 투입해 지난 1991년 3월부터 1993년 12월까지 조성공사를 끝냈으나 최근까지 단 한 필지도 판매하지 못한 김천시 구성면 송죽리 일대 24만5천평 규모의 구성지방산업단지에 대한 '분양 철회공고'를 지난달 냈다.

조립금속.기계장비.섬유.의복.전기.전자 등 243개 업종을 유치, 5천5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지난 10년간 용지공급에 나섰으나 단 한 필지도 팔리지 않아 내년 말 완공예정이던 이 사업을 포기키로 결정했다는 것.

이곳은 1990년 지방공업개발지구 지정, 91년 김천시(당시 금릉군)으로부터 개발사업권 인수 및 착공 후 92년부터 용지공급에 나섰으나 매수희망자가 없어 96년부터는 평당 공급가격을 25만1천원에서 17만6천원으로 30% 내리고 유치업종을 33개에서 243개로 늘렸는데도 분양이 전혀 안됐다.

이같은 결과는 토지공사가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기간사업에 대해 입지여건 등 공장유치를 위한 시장조사 없이 성급하게 사업에 착수한 때문이다.

조성된 공단으로부터 15km 하류 지점에 김천시민들의 상수원이 자리,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이 환경오염문제를 들어 공단조성에 반대하고 나섰으며, 입주 후 분쟁을 우려 기업들이 부지 매입을 기피한 결과다.

이에 대해 토지공사 관계자는 "경북도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한 것으로 당시엔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오폐수처리시설비 142억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또 주택공사 대구.경북지사는 지난해 포항시 북구 환호동 환호주공아파트 2천23가구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는 순간 300억원의 손실을 입어야 했다. 애초에 사업성이 없는 재건축을 수주한 때문이다. 여기에다 사업을 착수한 지 8개월째 되지만 분양률이 30%대에 머물고 있어 사업 자체를 끌고 가기가 버겁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종 손실금은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택공사 대구.경북지사 관계자는 "당초부터 수익성보다는 포항지역의 묵은 민원 해결차원에서 사업을 정책적으로 결정한 때문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이처럼 정부 투자기관들이 발주한 대형 사업에서 수이을 올리기 보다는 되레 국고 손실을 입히고 있는 것은 개인기업과 달리 사업성을 철저히 따지지 않고 사업에 착수하고 있는데다 실패할 경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안일한 근무태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공기업 경영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토공과 주공의 통.폐합을 기피하고 있는 당사자들이 사업을 하는 족족 엄청난 금액의 국가 예산을 날리면서 공기업부실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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