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의 금연'해병대 엄성식 대위

해병대 장교가 담배를 끊은 대신 모은 담뱃값으로 외로운 노인들을 돕고 있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엄성식(28) 대위는 최근 혼자 사는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구룡포읍 하늘마음양로원을 찾아 지난 1월부터 금연으로 적립한 12만원이 든 돼지저금통 3개를 할머니들에게 전달했다.

엄 대위는 봉사활동을 위해 구룡포 석병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하늘마음양로원을 방문했다가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을 보고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시절부터 하루 한갑씩 피워오던 담배를 끊었다.

엄 대위는 부대 책상 위에 양로원에서 갖고 온 할머니의 사진을 붙여놓고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100원짜리 동전을 돼지저금통에 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금연운동을 시작한지 3개월만에 돼지저금통 5개에 동전이 가득차자 엄 대위는 이를 할머니께 선물한 것.

엄 대위의 이같은 선행을 들은 다른 장병들도 노인돕기를 위한 금연운동에 적극 동참키로 해 지금 '사랑의 금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엄 대위는 "금연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양로원에서 쓸쓸하게 살고 있는 할머니들 사진을 보고 있으면 담배 피우려는 욕구가 저절로 가라앉는다"고 털어놓았다.

금연 3개월째인 엄 대위의 빈 저금통엔 다시 사랑의 동전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부대도 장병들의 금연을 돕기 위해 일정기간 이상 금연에 성공한 장병에게는 포상휴가를 주고, 군의관을 통해 금연침을 놓아주기도 하는 등 건강증진과 이웃돕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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