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의 인물교체 바람은 지난번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의 정치판 복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 지난 16대 총선에서 지역을 휩쓴 한나라당의 '청색돌풍' 때문에 분루를 삼켜야 했던 지역의 거물급 인사들이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자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내년 총선을 정계복귀의 호기로 보고 현역의원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본지 여론조사에서 '지역 현역의원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69.1%로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오자 이들은 더욱 고무된 분위기다.
일부는 벌써 지역을 누비기 시작했고 일부는 정계풍향을 예의주시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역의원에 대한 교체여론이 비등하고 있지만 대선에서 불거진 세대교체 바람에 이들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따라서 세대교체의 역풍을 막고 자신들의 무기인 인물론을 얼마나 부각시키느냐가 이들의 정계복귀에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중 민주당 김중권 전 대표의 거취는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총선 당시 한나라당 돌풍 때문에 16표차로 낙선한 그는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선거구 조정에서 영덕과 울진이 합쳐질 것에 대비해 오는 6월 영덕에 변호사 사무실을 낼 생각이다.
일부에서 아직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서 재기하라"는 권유도 있지만 김 전대표는 일단 고향인 울진에서 재기한다는 각오다.
김 전 대표는 지금 당장 총선에 나선다면 민주당으로 당선 가능성이 있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라는 관측이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김 전 대표의 행보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박철언 전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낙선한 다른 인사들과 달리 수성갑 지역에 3년 넘게 개인사무실을 열어놓고 있다.
사단법인 대구.경북발전포럼 사무실로 바뀌긴 했지만 그의 정치재개 의지를 엿보게 한다.
그는 또 일주일의 절반은 대구에서 보낼 정도로 복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행보 때문인지 최근 주변에서는 민주당과의 연대설, 무소속 연대설이 꾸준히 제기된다.
그는 "이번에 또 안된다면 어떻게 대구에 내려오겠느냐"면서 "연말쯤 정밀 여론조사를 통해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면 (출마를)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화평 전 의원의 재개 의지도 남못지 않다.
요즘 한달의 보름 이상은 포항에 머물고 있다.
12.12와 5.18관련 구속, 15대 옥중 당선, 의원직 상실 등으로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온 그는 내년 총선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표적 보수주의자 답게 지난해에는 정치전반의 개혁 청사진을 담은 '지도력의 위기'란 책도 펴냈다.
지역 발전과 중앙무대 역할을 위해 중진급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다.
지난해 12월 대구 북구갑에 사무실을 낸 이의익 전 의원은 이미 활동을 개시했다.
지역을 누비면서 옛 조직을 가동하는 바람에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과 벌써부터 신경전이 치열하다.
지난 95년에 이어 98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선하면서 동정여론이 만만찮은 것이 사실이지만 자신이 포기했던 지역구에 다시 돌아온 점이 부담이다.
김한규 전 총무처장관은 "야당의원만으로는 대구도 이제 비전을 갖기 어렵다"며 "내년에는 대구에서도 인물교체의 바람이 불 것"이라며 재기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 외에도 최재욱 전 환경부장관,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장관, 황병태 경산대총장 등의 출마가능성도 점쳐진다.
최 전 장관은 최근 대구지역 대학 한곳에 겸임교수직을 맡아 일단 지역분위기를 탐색할 예정이고 이 전 장관은 PCS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판결에서 무죄가 확정될 경우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위의 관측이다.
황 총장은 일단 경산대가 주도하고 있는 한방바이오밸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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