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2003-리더십 계발 강좌

"자, 수강자들의 이름을 다 외우신 분들은 손을 들어봐 주세요".

13일 저녁 7시 대구 모호텔 1층 회의실.

리더십개발 강좌 최고경영자 과정에 참가한 30여명의 수강생들은 조금 전 강사로부터 배운 이름 외우기 공식을 원용, 참가자들의 이름을 암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회의실은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듯 배움에 빠진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인 수강생들의 학구열이 넘쳤다.

이들은 대부분 기업체 대표 및 임원, 공직자, 의사 , 자영업자들로 기업경영이나 직원통솔, 인간관계 자신감 배양을 위해 리더십 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 찾아온 사람들이다 .

특히 영업 활동에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깨달은 자영업자들이 몰리는 일부 지도자 과정은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이점까지 주어지자 등록정원을 초과하는 현상마저 빚어질 정도로 열기가 높다.

급속한 사회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서 보고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구, 경북지역에도 리더십교육을 표방한 강좌가 성행하는 새로운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지역에서 리더십 및 지도자 과정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대구카네기연구소,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과 대경대 부설 새시대 지도자대학원 등 너댓 곳이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으나 유사한 특수대학원과 일반 기관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십 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대구카네기연구소(www.carnegiekorea.com)는 미국에 본사를 둔 데일 카네기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은 리더로, 조직은 성과를 내는 팀으로, 좋은 조직은 위대한 '조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및 데일 카네기, 일반 리더십 등 다양한 코스를 운영하는 대구 카네기 연구소는 교육이 주입식과 강의식에서 탈피, 개인의 실천과 체험·개발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점을 다른 교육기관과 차별화 되는 장점으로 꼽는다.

카네기연구소 이규석 소장은 리더십과정을 마친 대다수 수강생들은 자신감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상되고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 몸에 밴다고 말했다.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www.eklc.co.kr)은 미국의 기업 연수 전문기관이 프랭클린 코비사의 한국 파트너로 성공하는 리더들의 7가지 습관 CEO과정과 일반 리더십 과정 등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영남교육원은 주도적 태도 등 성공하는 리더들의 조건을 갖춘 CEO만이 성공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자기계발에 역점을 둔다.

이들 단기과정과는 달리 새시대 지도자대학원은 특수대학원 형태로 운영된다.

일단 교육과정이 1년(두 학기)으로 주 1회 강의와 다양한 학생회 활동을 통해 리더십과 인간관계를 확대하는데 주력한다.

강의는 정·관계 학계 경제계 문화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 저명인사를 강사로 초청, 이들이 자신의 성공철학에 기초한 현실적 강의를 하고 질의 응답을 통해 교감을 넓힌다.

그동안 조순 전 총리, 이의근 경북지사, 함성득 고려대교수, 탤런트 노주현씨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인사들이 초빙강사로 참여했다.

강의 외에도 수강생들간의 친목을 돈독히 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 유대감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새시대대학원 변태석 학장은 수강생들이 바쁜 생활로 인해 그동안 엄두를 못냈던 사회교육을 받음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사귀고 보다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현재 대구, 경북지역 특수 대학원 과정을 포함한 리더십 교육시장 수요자의 70~80%는 기업체 임직원과 간부들이 차지하고 나머지는 공직자와 전문직종사자, 자영업자 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람들마다 리더십 과정에 등록한 목적은 다르지만 직장과 인생에서 승리자가 되고픈 마음이 동기다.

무엇보다 대인관계에 자신감을 갖고 보다 적극적인 삶을 살기 위해 말과 행동에서부터 변화를 일으켜 보자는 것이 공통된 의견들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컨설팅 업체를 경영하는 김영징씨는 조금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을 외향적으로 바꿔 직원들과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자식들에게도 종전보다 멋있는 아빠가 되기 위해 등록했다고 한다.

치과의사인 주상돈(38)씨는 자기혼자 개업의로 일하다 공동개원을 계획하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서뿐만 아니라 경영자로서의 역할도 필요함을 깨닫고 가장 객관적인 위치에서 직원들을 자발적으로 일하게 하는 리더십 교육을 받기로 결심했다 .

리더십 과정이 좋아 자신은 물론 직원들도 회사비용을 들여 교육을 받게 한 회사대표도 더러 있다.

삼화플라스틱 양석홍(46) 사장도 그런 케이스. 대인관계에서 원만하다고 생각했던 양씨는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의 그런 자신감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사람들에만 한정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조직내 긍정적 생각과 생동감을 넘치게 하기 위해서 리더십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 직원 10명도 나눠 등록시켰다.

그는 교육 후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 되고 조직에 활력이 넘쳐나는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교육생들 가운데는 좀 더 일찍 이런 교육을 알고 받았더라면 자신의 진로도 바꿀 수 있었을 것이라며 때늦은 점을 아쉬워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리더십 과정의 교육비는 교육장소에 따라 차별화 된다.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실시되는 최고경영자코스는 부가세를 포함해 185만원에서 200만원, 자체교육장에서 식사 없이 진행되는 일반리더십(교육내용은 같음)과정은 대략 100만원 내외. 학기제로 운영되는 리더십과정은 한 학기 등록금이 100만원 정도이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