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이기는 자가 최후에 웃는다'라는 입시 격언이 있다.
여름은 모든 수험생이 견디기 힘든 계절이면서 동시에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되기 때문이다.
흔히 수험생들이 말하는 여름 슬럼프는 대개 중간고사가 끝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만사에 의욕이 없어지고 밤낮 없이 잠만 쏟아진다.
수험생활에서 첫번째 위기이자 승부처가 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지금부터 기말시험 때까지 공부의 맥이 끊어지지 않게 해야 여름방학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 여름 슬럼프 극복 방안을 알아본다.
중간고사 이후로 학습 능률은 오르지 않는데 긴장이 풀리고 몸만 피곤하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많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계절적 요인이다.
날이 더워질수록 집중력은 떨어지고 잠이 많아진다.
이는 거의 누구에게나 공통된 현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둘째, 3월 처음 시작할 때는 다소 성적이 좋지 않아도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면 자신이 바라는 성적 향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며 어려움을 잘 참아낸다.
그러나 5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조바심을 느끼며 초조해하는 학생이 늘어난다.
모의고사를 서너번 쳤는데도 학년초에 기대한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고사를 거치면서 내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학생들은 심한 좌절감을 느끼고 방황하기가 쉽다.
재학생은 실제로 수능시험 당일까지 꾸준하게 성적향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해마다 수능시험을 평소 모의고사보다 훨씬 잘 치는 재학생들이 많다.
이들 대부분은 평소 모의고사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멀리 보고 낙관적인 자세로 자기 페이스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이들을 상대로 한 여러 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고3들은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며 심리적 압박을 그 어느 해보다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는 7차 교육과정이 시행되므로 중.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이 재수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 대학을 휴학하고 대거 재수 대열에 합류하는 경향이 보인다.
재학생들로서는 고득점 재수생과 경쟁하느라 어느 해보다 불리하고, 자신들은 재수를 할 수도 없는 과도기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학생은 1, 2학기 수시에서 재수생보다 기회가 많을 뿐만 아니라 정시에서도 재수생보다 불리한 점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기본적인 교과 내용은 달라지지 않으므로 설혹 재수를 하더라도 별로 불리하지 않다는 점을 알고 미리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 시간에 집중이 잘 안되고 학습의욕도 줄어든다면 스스로 혹은 남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무기력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수험생 자신이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언어 영역부터 시작해 전 영역의 교과서를 꺼내놓고 지금까지 배운 내용 중에서 이해가 잘 안 되는 단원이나 몇 차례 모의고사를 통해 반복해서 틀리는 단원을 먼저 노트에 적어 본다.
그런 다음 왜 이해가 안 되고 거듭해서 틀리는가를 따져 본다.
그런 다음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단원과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단원을 분류한다.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일주일 단위의 학습계획을 세워 실천한다.
혼자 해결하기가 어려운 단원은 교과 담당 선생님과 상담하여 구체적인 보충 방법에 대해 충고와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이 때 특정 과목 전체가 약하다면 우선은 수업 시간 중에 배우는 내용을 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세세한 보충은 방학 때로 미루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완전히 손을 놓아서는 방학 때 보충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기본 개념 정도는 파악하려고 애써야 한다.
취약 단원에 대한 점검 자체가 학습의욕을 고취하는 과정이 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달으면 이를 보충하려는 적극적인 마음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자신이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과외나 학원 수강을 많이 받는 학생들은 만성피로와 의욕상실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학생들은 공부에 바치는 시간에 비해 가시적인 성적 향상이 별로 없어 의기소침해 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과목이든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첫 단계에서는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만 점수와 연결되는 문제풀이 능력이나 응용력 등은 수험생 스스로 배양해야 한다.
특히 토.일요일에 학원 수강과 과외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 학생은 대폭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받아도 별 효과가 없는 경우는 그 요인을 냉정하게 분석해봐야 한다.V
어느 과목이든지 나름의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을 투자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요점 정리 위주의 학습으로는 별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입시 전문가들은 교실붕괴가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 것이 사실이지만, 역으로 사교육의 팽창이 교실붕괴와 학교수업 불신을 조장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
과외에 투자한 시간과 돈에 비례해 성적향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최근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학교 수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은 좋은데 실제 수능시험에서 점수가 좋지 않은 수험생 중 상당수가 기본 개념과 원리의 이해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초가 다소 약해도 반복적으로 문제풀이를 계속하면 모의고사에서는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수능시험에서 새로운 경향의 생소한 문제가 나오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가 없다.
수업 시간을 통해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학습태도를 가져야 한다.
수업 시간에 몰두하지 않고서는 수능시험에서 고득점하기 어렵다.
밤에는 늦게까지 자지 않고 낮에 조는 학생들 상당수가 일반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적 향상이 느린 경향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에 2학기에도 여전히 기초가 약한 상태로 머무르기가 쉽다.
야행성의 생활 습관은 만성피로로 발전하기가 쉽고 결국은 모든 의욕을 상실하게 한다.
가능한 한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 경우 피로회복이 훨씬 빠르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평소보다 잠이 많이 오거나 수업시간, 자율학습 시간에 긴장할 수 없을 때는 느슨해진 정신력 탓도 있겠지만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개의 경우 계절적 요인과 피로가 주된 요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운동부족으로 무기력증을 겪는 학생이 엄청나게 많다.
아침이나 잠자리에 눕기 전에 간단한 맨손체조라도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생활에서 맺고 끊음을 분명히 해 공부할 때는 집중해서 하고 쉴 때는 푹 쉬는 생활 습관을 확립해야 한다.
특히 토요일 오후에서 일요일 오후까지 자신이 편리한 시간대를 선택, 반나절 정도는 책을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와 다음 단계의 집중을 위해 좋다.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무조건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 방안을 가지고 있으면서 잘 놀 줄 아는 학생이 성적도 좋다.
나른함을 극복하고 활기를 되찾는데는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이 가장 좋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윤일현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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