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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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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어느 산골 마을 가난한 집에 딸 셋이 살았더란다.

하루는 어머니가 딸들을 불러 놓고 일렀어.

"얘들아, 너희들은 오늘로 집을 나가 제각각 마음에 드는 신랑을 얻어 오너라".

그래서 세 딸은 집을 나갔어. 맏딸은 동쪽으로 가고 둘째딸은 북쪽으로 가고 막내딸은 서쪽으로 갔어.

동쪽으로 간 맏딸은 여기저기 다니다가 아주아주 힘센 신랑을 얻어 가지고 돌아왔어. 북쪽으로 간 둘째딸은 여기저기 다니다가 아주아주 잘 생긴 신랑을 얻어 가지고 돌아왔어.

서쪽으로 간 막내딸은 자꾸만 걸어갔어.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걸어가다가 그만 산 속에서 길을 잃었어. 날도 저물었어. 어둠 속을 헤매다가 그만 지쳐 쓰러져서 정신을 잃고 말았지. 얼마가 지났는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기가 멋지고 근사한 방에 누워 있지 뭐야. 그리고 둘레에는 수많은 생쥐들이 모여 있는 거야. 그 중 한 생쥐가 나서서 넓죽 절을 하더래.

"부디 저와 혼인해 주십시오".

막내딸은 자기를 살려 준 생쥐가 고마워서 그러마고 허락을 했어. 그 날로 연지 찍고 곤지 찍고 족두리 쓰고 생쥐 신랑과 혼인식을 올렸지.

그런 다음 집에 돌아가려는데, 생쥐 신랑을 데려갈 수 없어서 저 혼자서 갔어.

"막내야, 넌 왜 혼자 왔니?"

"남편은 발이 아파 못 왔어요".

"그러면 사흘 뒤에 떡을 해 가지고 오너라".

하릴없이 생쥐 나라로 돌아와 울고 있으니, 생쥐 신랑이 사정을 알고 생쥐 나라 생쥐들을 다 불러모아서 떡을 했어. 수많은 생쥐들이 달려들어 우지끈 뚝딱 금세 맛난 떡을 한 시루 해 놨지. 막내딸은 그 떡시루를 이고 집에 갔어.

"막내야, 넌 왜 혼자 왔니?"

"남편은 배가 아파 못 왔어요".

"그러면 사흘 뒤에 베를 짜 가지고 오너라".

하릴없이 생쥐 나라로 돌아와 울고 있으니, 생쥐 신랑이 사정을 알고 생쥐 나라 생쥐들을 다 불러모아서 베를 짰어. 수많은 생쥐들이 달려들어 우지끈 뚝딱 금세 고운 베 한 필을 짜 놨지. 막내딸은 그 베를 보자기에 싸서 짊어지고 집에 갔어.

"막내야, 넌 왜 혼자 왔니?"

"남편은 눈이 아파 못 왔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사흘 뒤에는 꼭 남편을 데리고 오너라".

하릴없이 생쥐 나라로 돌아와 엉엉 울고 있으니, 생쥐 신랑이 사정을 알고 생쥐 나라 생쥐들을 다 불러모아서 가마를 지었어. 수많은 생쥐들이 달려들어 우지끈 뚝딱 금세 멋진 가마 두 채를 지어 놨지. 한 채는 막내딸이 타고 또 한 채는 생쥐 신랑이 타고, 수많은 생쥐들이 앞뒤에서 가마를 메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집으로 갔어.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 아버지가 그 모습을 보고 역정을 내거든.

"에잇, 생쥐 사위라니 꼴도 보기 싫다".

그 말을 들은 생쥐 신랑이 집 옆에 있는 연못으로 달려가더니 그만 물 속에 퐁당 뛰어들어가 버렸어. 가마를 메고 온 다른 생쥐들도 그 뒤를 따라 퐁당, 퐁당, 퐁당…, 모두 연못에 뛰어들어가 버렸지.

남편을 잃은 막내딸은 연못가에서 구슬프게 울었어.

그런데 한참 뒤에 갑자기 연못이 환해지더니 물 속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번쩍거리는 황금가마를 메고 나오는 거야. 젊은이들이 마당에 가마를 내려놓자, 문이 스르르 열리면서 아주 잘 생긴 신랑이 나오더래.

막내딸과 신랑은 그 뒤로 행복하게 잘 살아서 어저께까지 살았더란다.

서정오〈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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