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에 허덕이는 성서공단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내 'ㅅ물산' 공장.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너무나 조용하다.

5대 견직기 중 3대만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 이 공장 관계자는 "대부분의 섬유공장이 기계를 많아야 3분의1 정도 돌리는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ㅂ직물' 공장. 마당에 잔뜩 쌓여 비만 맞고 있는 섬유원단이 사정이 별로 나은 것이 없음을 말해준다.

"수출길이 막힌 데다 내수도 바랄 상황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 부닥쳐 있다.

올해 안으로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 줄도산이 날 것"이라며 섬유업계의 불황이 심각한 수준임을 얘기했다.

성서공단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신정공'의 이규달 대표. 경기가 어려운 요즘이지만 사업자금이 필요할 때 은행대출을 이용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이나 일반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자격요건이나 절차 등이 까다로워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대출의 경우 소규모 금액은 대출도 잘 안되고, 그나마 담보물이 없으면 힘든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이씨의 얘기다.

이 경우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어도 자금을 구할 길이 없어 사업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이씨는 덧붙였다.

이씨는 대만의 사례를 예로 들며 "심사를 까다롭게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신용'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거래실적이 좋아 대출이 쉽게 된다는 'ㅂ인쇄포장'도 99년에 새로 입주한 공장이 담보로 잡혀 있는 상태다.

이 회사도 예전에는 대출 조건이 까다롭고, 대출을 하기 위해 접대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기불황일수록 자금 압박이 더 심해지지만 대출시 담보부족으로 인해 대부분 중소업체들은 자금 구할 길이 막막하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신용보증기금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을 받을 때 가장 큰 걸림돌로 '담보부족'(40.9%)을 들었다.

직물협동화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담보가 있는 회사들도 대출을 다해버린 상태라 더이상 신용대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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