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수입 사상 최대.. IMF직전 수준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가전제품과 승용차, 의류 등의 소비재 수입 규모

가 외환 위기 직전 수준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비재 수입의 고삐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가 회복되고 소비가

늘어나면 무역수지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소비재 수입 규모는 108억2천200만달러로

작년 하반기의 108억9천400만달러에 이어 2반기 연속 11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 같은 소비재 수입 규모는 반기 기준으로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1996년 하반

기의 107억6천200만달러나 97년 상반기의 107억1천9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소비재 수입은 96년 하반기부터 97년 하반기(102억1천만달러)에 걸치는 3분기

동안 100억달러대를 돌파한 뒤 환란 와중이었던 98년 상반기에는 60억1천만달러로

급감했다.

이후 점진적인 증가세로 돌아서 2000년 상반기 76억8천만달러, 2001년 하반기 8

8억3천만달러, 2002년 상반기 93억5천만달러를 거쳐 경기가 비교적 활황이었던 작년

하반기에는 다시 1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상반기의 소비재 수입 중 가전제품, 승용차, 냉장고, 가구제품, 골프용품 등 내

구소비재 수입은 43억8천만달러로 97년 하반기의 52억1천200만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축산물과 어류, 음료.주류, 과일 등 직접 소비재도 30억달러어치가 수입돼 작년

하반기의 28억9천500만달러를 웃돌며 사상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의류를 중심으로 한 비내구소비재 수입도 20억3천만달러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였던 작년 하반기의 24억800만달러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위축된 경기 상황을 감안하

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입량이다.

옥수수, 콩, 쌀 등 곡물 수입액은 14억달러로 98년 상반기의 14억700만달러 이

후 가장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무역 규모가 커지면서 수입도 증가하기 마련이지만 허리띠를 졸

라매고 경기 침체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생산이나 투자와 관계 없는 내구소

비재나 비내구소비재, 직접 소비재의 수입은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반기 내구소비재 수입 증가율은 작년 동기대비 23%로 전체 수입 증가율 21%보

다 높았고 비내구 소비재 수입 증가율은 19.4%로 전체 수입 증가율에 비해 약간 낮

았다.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