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의인 김행균

철도청 역무원 김행균씨가 자기 몸을 던져 아이를 구하고 다리가 잘려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후유증이 얼마나 남을지 치료를 계속 해봐야 한다고는 하나 잘 회복하여 후유증이 최소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다.

고대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은 불후의 명저인 사기 열전 백이숙제편에서 천도의 시비를 물은 바 있다.

도척같은 악행을 일삼는 무리들은 풍족하게 천수를 누리는데 안회같은 뛰어난 선비들은 밥을 굶고 곤궁하게 요절하는 사례들을 들며 과연 천도가 바른가 그른가를 통렬하게 제기하였다.

너무나 공평하지 못한 역설적인 현실에 천도를 향해 절규를 쏟을만큼 비통한 의문을 제기하였던 것이다.

신체의 장애가 남은 김행균씨의 향후 인생살이가 얼마나 고달플 것인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그토록 용감한 의행을 할 정도이면 평소에 그의 처신이 얼마나 반듯했겠는가는 미루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늘이 이같이 좋은 사람을 사고의 현장에 있게 하여 아이의 소중한 목숨을 구하도록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의인을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것이 또 하늘의 뜻이라면 사마천이 제기한 천도의 시비를 비통하게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잠깐 미담으로 화제가 되고서는 곧바로 세인에 잊혀지고 당사자는 그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김행균씨의 고통을 어떻게 같이 나누어 가질 수 있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무거울 뿐이다.

김행균씨가 용감한 의행처럼 굳센 의지로 인생을 전과 같이 반듯하게 잘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몸은 비록 장애가 남더라도 정신만은 의행의 자부심으로 더욱 굳건해져 고통을 넘어서는 아름다운 삶으로 승화해나가기를 정말 소원한다.

김행균씨는 인간의 이기심과 나약함을 뛰어넘는 강건한 의인으로 우뚝 살아갈 것이다.

이것이 천도의 시비를 가리는 의인 김행균의 인간 승리의 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배남효 대구·경북 미래모임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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