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신혼 때는 새벽마다 일어나

세상의 이치를 맞추듯 구멍을 맞추곤 했지요

미처 챙기지 못한 날

하얗게 지친 얼굴로 기다림의 마지막에 서서

온통 회색 절망에 빠져 있었지요

밤새 아궁이가 달구어진 만큼

가벼워진 육신을 포개고 있으면, 사랑은

희생의 재로 남는 것이 되었지요…

지금도, 미치도록 타오르고 싶은 밤, 내게 숨어있지요

불문을 열어 젖히기만 하면 확 달아오를 밤!

황인동 '연탄에 대하여' 부분

황인동 시인은 경주에서 엑스포 준비에 바쁘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신혼의 날들이 흑백필름처럼 지나간다.

연탄구멍을 맞추기 위해서는 숨을 오래 참아야 했다.

그렇게 구멍을 맞추고 일어서면 좁은 부엌의 뒤쪽에 걸어 놓은 양은냄비들이 우루루 앞다투어 떨어졌다.

그렇게 단칸방에서 출발하여 차츰 가구를 장만하고 집을 마련했는데…. 요즘의 신혼부부들은 너무 호사스럽게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나만 갖는 것일까?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이 청와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며 내부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 이 발언이...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경북 구미에서 열린 '2026 구미 달달한 낭만야시장'이 첫 주말에 약 5만 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루었고, 다양한 먹거리와 공연이 시민들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이란과의 전쟁 종결을 위한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