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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코트대결 시종 긴장

26일 북한과 미국의 남자배구 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린 대구체육관은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경기는 별탈없이 치러졌다.

U대회 최대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북한이 제1의 적대적 국가로 명시하고 있는 미국과 경기를 펼치는 데다 북한선수단이 남한 보수단체의 돌발행동에 불만을 품고 선수단 철수라는 극한상황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예선성적 4전전패의 성적으로 자존심마저 심하게 구겨져 이 경기에 사활을 건다는 소문이 나돌아 긴장감은 더했다.

북한선수단은 전날 "미국에는 틀림없이 이긴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였고, 여기다 한총련과 재야단체에서 2천여명이 경기장에 진입, 시민단체의 돌발행동에 맞서 성조기 화형식을 갖는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경찰은 북한과 미국선수단의 안전을 위해 경기시작 4시간전부터 경기장 주변에 정사복 경찰관 7개중대와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 경호경비에 나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쪽은 북한선수들이었다

북한은 오후 5시20분 선수단 버스편으로 대구체육관에 도착했고, 이어 30분 뒤인 5시50분 미국선수단이 경기장에 들어섰다.

북한 선수들은 남측의 아리랑응원단 등 5천여 관중의 열렬한 환호속에 입장했지만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표정은 전날과 달리 굳어 있었다.

경기장에는 유니버시아드시민연대 2천여명 등 5천여명의 관중이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 등을 연호, 분위기를 북돋웠다.

북한측 사진기자인 김종현씨(군대사화보기자)는 남한측의 열렬한 응원에 대해 "같은 민족끼리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경기는 북한이 평균 10cm이상 차이나는 신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0대3으로 완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북한선수단의 한 임원은 "패자가 무슨 말을…"이라며 승복,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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