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농구 경기장 장내아나운서 4인방

"3득점 러시아". "3Points Russia".

카랑카랑한 목소리,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경기 내용을 관중들에게 전하는 안동체육관 농구경기장의 안동대학생 장내 아나운서 4인방.

세계 젊은이들의 축제장인 이번 U대회 자원봉사 참가를 위해 지난 5월부터 직무교육과 소양교육을 받은 안동대 이승아(24·영어교육 4)·윤현경(22·영어교육 3)·강민성(23·원예육종 3)·심태미(23·가정관리 3)양 등 초보 아나운서들은 경기가 열띨수록 목소리에 힘이 솟는다.

28일 여자농구 준결승전이 열린 안동체육관은 어느때보다 관중과 서포터스들의 응원전이 시소게임을 벌이는 경기내용 만큼이나 치열했다.

그 중에 단연 돋보이는 이들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장면을 생중계하듯 관중들에게 전하는 장내 아나운서들.

"사실 관중들이 부족해 썰렁한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전하는데는 저희들의 힘찬 멘트가 단단히 한몫하고 있죠.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 젊은이들의 축제장이 들썩거려야 된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몰라요".

이들 중 맏이 이씨는 "처음에는 얼떨떨해 많은 실수가 있었는데 이젠 어느 정도 경기흐름과 규칙도 알게됐다"며 "무엇보다 세계 청년축제에 함께 하는 평생 한번의 기회라는 생각으로 자원했다"고 한다.

한국어 아나운서인 심씨는 안동대방송국(AUBS)에서 3년간 아나운서로 활동해 온 경험이 있으나 순간적인 판단과 심판과의 교감 등 현실감 있는 진행을 해야하는 장내 아나운서에 대해 "정말 매력있는 일"이라며 웃음지었다.

특히 한국어와 영어통역자 서로간에 눈빛만 봐도 느낌을 알 수 있을만큼 호흡이 잘맞아야 하는 장내 아나운서를 하는 동안 파트너 관계인 강씨(한국어)와 윤씨(영어), 심씨(한국어)와 이씨(영어)는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며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직 앳된 얼굴에 강하게 뿜어나오는 목소리를 가진 강씨는 "바로 눈앞에서 숨가쁘게 진행되는 경기를 한순간이라도 놓칠 수 없어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바쁜 일정으로 접할 기회가 별로 없다는게 아쉽다"고 했다.

영어교사가 꿈인 윤씨는 평소 농구경기를 즐겨 보았던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며 "남은 일정동안 축제가 성공으로 마쳐 우리지역이 선수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들 4명의 장내 아나운서 학생들에겐 이번 U대회가 자신감과 자부심, 세계 젊은이들을 초청해 지역에서 가진 축제장의 주인이 됐다는 자랑이 되고 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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