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라크 日 외교관.스페인 장교단 피살

29일 이라크에서 바그다드 주재 일본 대사관 차량이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아 일

본 외교관 2명이 사망하고, 연합군의 일원으로 이라크 안정화 작업에 참여중이던 스

페인 정보장교 8명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 근처에서 29일 오후 5시께(현지시간) 이동중이던 바그다드

주재 일본 대사관 차량이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아 일본 외교관 2명이 사망하고 레바

논인 운전사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고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이 30

일 밝혔다.

가와구치 외상은 기자회견에서 무장괴한의 공격으로 영국 주재 일본대사관의 오

쿠 가쓰히코(奧克彦) 참사관(45)과 이라크 주재 일본 대사관의 이노우에 마사모리(

井上正盛) 서기관(30)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그러나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테러에 굴하지 않고 이라크

재건을 지원하겠다는 기본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해 자위대 파견방침에는 변화

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보고를 받은 후 "일본은 이라크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책임이 있는 국가로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방침에 변

화가 없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총리와 외상의 이런 다짐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서 일본인이 사망한 것

은 지난 3월20일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일본 정부

와 국민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알-카에다 간부를 자처하는 인물이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견하면 도쿄(東京)

도심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후 바그다드 주재 일본 대사관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실제로 대사관 공용차량이 공격을 받자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자위대 연내 파견계획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하고 있다.

사건 발생 장소는 바그다드 북쪽 약 500㎞에 위치한 티크리트 부근으로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출신지역인 이 일대는 반미 감정이 특히 강해 일명 '수니파 트

라이앵글'로 불리는 지역이다.

같은날 연합군의 일원으로 이라크 안정화 작업에 참여중이던 스페인 정보장교 8

명이 29일 바그다드 남쪽 18㎞ 마흐무디야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7명이 사망

하고 1명이 부상했다고 스페인 국방부가 밝혔다.

이라크 남부 주둔 연합군 대변인인 이반 모건 대위는 "스페인 정보장교들은 2대

의 민간인 자동차에 나눠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해 바그다드에서 남쪽의 힐라 마을로

가던 중 매복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주둔 스페인군은 피습사건 발생 후 플러스 울트라 여단 소속 헬기 3대를

현장에 급파해 사망자의 시신과 부상자를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피습 직후인 이날 오후 5시15분께(현지시간) 현장에 도착한 스카이뉴스 TV의 카

메라기자 애덤 머크는 "불에 탄 차량 2대가 보였고, 그 옆에 불이 붙은 시신 1구와

다른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그는 또 "기뻐하는 표정의 이라크 주민들이 시신을 발로 차기도 했다"며 "적대

적인 태도를 보인 주민들중 일부는 숨진 사람이 미CIA(중앙정보국) 요원이라고 떠들

었다"고 말했다.

이날 피습 후 어둠속에서 차량들이 전조등을 켜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가운데 도

로가에서 방치된 시신의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방영됐다.

이 화면속에서 사람들이 시신 주변을 서성거리는 가운데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

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는 듯한 어린이가 시신을 발로 차는 시늉을 했다.

또 다른 청년은 시신의 가슴에 다리를 올려 놓고 팔을 치켜 올려 '기쁨'을 표시

하기도 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연

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 대변인은 이날 공격이 스페인군의 이라

크 주둔을 종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1천300여명의 치안유지 병력을 파견하는 등 이라크 전후 복구를

적극 지원해 왔기 때문에 이번 매복공격은 전후 재건에 참여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한 무차별 보복공격의 일환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피습으로 7명이 사망, 지난 3월 이라크전 개전 이후 스페인인 사망자 수는

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지난 8월과 10월에 스페인 해군장교와 외교관이 바그다드에서 각각 테러로

사망했으며 또 다른 스페인군 1명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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