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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한 엄연화(45)·이정훈(10) 母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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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길을 걷다보면 마치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나는 것 같아요. 북녘으로 뻗은 백두대간 종주에 나서는 것이 앞으로의 꿈입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태백산맥 진부령까지 1000㎞가 넘는 능선을 따라 걷는 남쪽 백두대간 종주를 지난 30일 끝낸 엄연화(45.대구시 관음동), 이정훈(10) 모자(母子). 꼬박 1년6개월에 종주를 마친 이들은 '해냈다'는 기쁨과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 6월 지리산 천왕봉을 출발,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했던 모자는 덕유산과 속리산, 대야산(문경), 소백산, 오대산, 설악산 대청봉을 거쳐 지난달 30일 민간인이 갈 수 있는 남쪽 최북단인 진부령에 오르는 것을 끝으로 '한반도 남쪽 백두대간 종주'라는 대장정을 성공리에 마쳤다.

모자가 백두대간에 나선 것은 정훈군의 건강을 위해서 였다. 엄씨는 "당시 초교 2년인 아들과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모두들 무모하고 위험한 도전이라며 곱잖은 시선을 보냈다"며 "하지만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를 많이 한 아들의 건강을 위해 시작한 산행을 멈출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들 모자가 매주 둘째.넷째 토요일 밤마다 하는 야간산행은 눈.비가 오더라도 어김없는 행사였다. 함께 종주를 시작한 대구K2회원들이 평일에는 근무때문에 산행을 하지 못하기에 전체 코스를 40여개로 나눠 주말을 이용, 이틀 또는 당일 일정으로 산을 오른 것. 강원도로 접어들던 올해 6월부터는 당일산행에서 야간산행으로 바꿔야 했다.

"그동안 아이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고 마음도 부쩍 자란듯하다"는 엄씨는 "처음엔 힘들다고 찡찡거리고 일행들과 보조 맞추기가 어려웠던 아들이 이제는 오르막을 오를땐 내려가는 즐거움을 생각하고, 긴 내리막이 나오면 높은 오르막이 있으리란 생각을 미리하고 준비한다"며 대견스러워했다.

그러나 종주는 고행의 연속이었다. 새벽부터 내리는 비에 온 몸이 젖고 안개가 자욱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악천후 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험준한 능선을 넘고 또 넘었다. 이 때문인지 종주를 시작한 30여명의 회원중 성공한 사람은 엄씨 모자를 포함, 10여명에 불과하다고.

특히 지난 여름에 태풍 매미가 왔을 때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희미한 랜턴 불빛 하나로 비바람치는 어둠 속을 헤치고 나가는 일이 만만치가 않았어요. 온 몸은 비와 땀으로 범벅이 되고, 신발은 빗물로 가득 차서 걷기가 힘들고, 무거운 신발 때문에 아이의 발목 인대까지 늘어날 정도였지요".

엄씨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어른 키의 몇 배나 되는 암벽을 오르고 내릴 때는 심장이 멎어 버릴 정도로 겁이 났다"면서 "아이도 나도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지만 끝까지 종주 하겠다는 의지로 한 구간도 빠지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들 모자는 현재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처음부터 겁 먹고 도전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걸어 오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통일이 되면 향로봉과 금강산.묘향산을 거쳐 백두산까지, 남은 북쪽의 백두대간도 종주할 계획입니다" 최창희기자 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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