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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랑자' 오웰이 겪은 70년전 '밑바닥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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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겨울, 예고도 없이 불어닥친 IMF 한파. 이후 대규모 감원과 대량실업 사태, 노숙자 양산, 청년 실업률 증가…. 이러한 모습이 70년 전 미국과 유럽에서도 똑같은 상황으로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70년 전 노숙자와 부랑인, 접시닦이 등 사회 최하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신창용 옮김.삼우반 펴냄)이 번역 출간됐다.

작가가 1928년부터 1932년까지 5년여 동안의 밑바닥 체험을 바탕으로 쓴 것.

작가는 이 작품에서 파리 뒷골목의 싸구려 여인숙에서 머물며 경험했던 접시닦이 생활, 그리고 런던의 부랑자 생활 등을 사실적이면서 유쾌하게 그리는 한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당시의 억압 체제를 강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특히 IMF 이후 양산된 실직자와 노숙자들이 최근 계속되는 불경기로 인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당시 유럽의 비슷한 상황은 우리에게 적잖은 감동과 시사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힘든 밑바닥 인생을 다뤘다고 해서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만 채워졌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것은 작가가 창조한 생동감 있는 등장인물과 다양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이상하리 만큼 유쾌하고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분명 부랑자와 하층민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다.

작가도 책 속에서 이러한 면을 강조했다.

"나는 중산층이다.

그런 내가 하층민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중산층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그동안의 그들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떨쳐버리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 책의 주 독자는 중산층이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으면서 또 하나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동물농장'과 '1984년'을 베스트셀러로 이끌며 유명해진 조지 오웰에게 5년 동안 부랑자 생활을 하며 겪은 이 경험담이 바로 그의 최초 작품이자 출세작이라는 것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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