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힘든 선택이었다"...이승엽 일문일답

"9년전 아버님이 대학에 진학하길 원할 때 '결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했던 것처럼 오늘도 그때와 똑같은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11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 기자회견을 위해 들어선 이승엽(27)은 충혈된 눈과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이승엽은 "여기 도착하기 5분전까지도 마음을 결정하지 못할 만큼 힘든 선택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반드시 성공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며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또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9년동안 친아들처럼 보살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삼성측에 인간적인 미안함을 전했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일본행을 망설인 가장 큰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 어머니 건강도 않좋으신 상황에서 국내에 남는다면 가끔이라도 찾아뵐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아버지와 사이가 좋았었는데 어제 일본 진출 문제로 목소리도 높이고 싸우기도했다.

-- 메이저리그행을 접고 대신 일본행을 택한 배경은.

▲2년간 뛰면 아무 조건없이 원하는대로 보내주겠다는데 마음이 끌렸다. 또 롯데 마린스에는 미국인 감독(바비 밸런타인)이 들어오기 때문에 조금씩 배워가면서 미국 야구에 대해 알고 싶기도 했다.

미국행 포기 가장 큰 이유는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문제는 지금 밝히기는 곤란하고 먼 훗날에 밝히는 것이 자신이나 미국쪽에도 좋을 것 같다.

--계약 조건은.

▲2년 계약에다 계약금 1억엔과 연봉 2억엔이다. 계약 조건에는 만족한다. 나머지 인센티브와 옵션은 잘 모른다. 10년 20년 후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데서는 실패를 했다하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롯데를 선택한 이유는.

▲요미우리 같은데로 가면 주전 자리를 쉽게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팀으로 가고 싶었고 롯데와는 이런 면에서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선택했다.

--일본행 최종 확정 시점과 느낌은

▲여기 올 때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 결정했다. 그동안 계속 고민만하다 바로 5분전에 마음을 굳혔다. 가까운 분들께서 '네가 여기서 뭘 하겠냐, 네가 여기 남아 내년 홈런 50개 친다고 팬들이 얼마나 환호하겠냐'는 얘기를 해줬다. 처음엔 새겨듣지 않았는데 국내 잔류하면 목표 의식 없이 나태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2년 후는 메이저리그 재도전할 생각인지.

▲다시 도전할 것이다. 다만 올해같은 대우와 조건을 또 제시받는다면 그때는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스스로 생각하는 일본 무대에서의 성공 기준은.

▲우선 가서 일본 야구에 대해 비디오를 보면서 생각하겠다. 지금 생각으로는 타율 2할9푼에다 30홈런이면 첫 시즌치고는 만족할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고 많이 준비해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 일정은.

▲이번 주까지는 스케줄이 모두 잡혀있어 훈련을 못하고 그동안 몸관리 잘 못해 현재 몸이 많이 망가진 상태라 다음 주부터 웨이트트레이닝부터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또 이제 일본으로 떠나면 몇 개월간 못 돌아오기 때문에 주변 정리도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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