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혁명 몰고온 일본의 신칸센-흩어진 열도 하나로 이은 대혈맥

경부고속철이 10여년간의 대공사 끝에 4월 1일 개통한다.

고속철이 서울과 부산 사이 428㎞ 잇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시간 20여분 정도. 대구와 서울까지는 100분만에 주파하게 된다.

이에따라 전국은 사실상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게 되고 수도권 근접성에 따라 경제, 사회, 문화 등 생활 각 분야에 있어 큰 변화가 예고된다.

한국보다 40년 일찍 고속철 운행을 시작했던 일본을 통해 이들의 고속철 운영 노하우와 안전 운행 경험을 들어보고 고속철 운행에 따른 사회.경제적 효과 등을 살펴본다.

▨열도를 잇는 신칸센

'새롭게 중심축을 이루는 노선'이라는 뜻으로, 일명 탄환열차(Bullet train)로도 불리는 신칸센은 1964년 도쿄~오사카 구간 운행을 개시한 이래 세계 최고의 속도와 안전운행으로 1억3천 일본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개통 당시 신칸센의 최고속도는 시속 210㎞. 이는 프랑스가 1981년9월 최고시속 260㎞의 파리~리옹 간 떼제베 운행을 개시할 때까지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존재였다.

JR 동해 홍보팀의 마쓰무라씨는 "신칸센은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라며 "그러나 이보다는 신칸센 운행 39년 동안 지진과 악천후 등에도 불구, 큰 인명사고가 없었던 무사고 기록이야말로 일본의 신칸센 기술이 대만 등 세계로 수출되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의 폐허를 딛고 지금처럼 G7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잘 개발된 건설인프라'는 대표적으로 꼽힌다.

그리고 이 건설인프라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 되는 것이 신칸센이다.

신칸센의 개통으로 인해 따로 떨어져 있던 주요 섬들이 서로 연결돼 마치 하나의 큰 대륙처럼 이어져 인적.물적.자원의 유통이 극대화된 것이다.

또한 현재 일본에서는 신칸센 통근자에 대해 월 10만엔까지 통근수당 비과세혜택을 제공하고, 상당수의 기업들은 신칸센 통근자에 대해 통근비의 70~90%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와 농.어촌간의 효과적인 인구분산과 균형적인 발전을 가져와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의 인구증가율은 신칸센 개통후인 70년들어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면에 신칸센이 정차하는 8개 중.소도시는 신칸센 개통 후 15년간 인구 증가율이 1.4%로 전국 평균 인구 증가율 1.17%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칸센의 운영.서비스

신칸센 건설사업은 기존 철도의 수송능력이 한계점에 이른 것을 감안, 1956년 고속 간선 철도 계획을 세우고 타당성 조사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면서 시작됐다.

1964년 10월 도카이 신칸센(도쿄~오사카) 구간을 개통한 이래 일본은 신칸센 연장 사업을 계속해 현재는 산요 신칸센(신오사카~하카타), 토호쿠 신칸센(도쿄~모리오카), 조에츠 신칸센(도쿄~니가타), 야마가타 신칸센(후쿠시마~신조), 아키타 신칸센(모리오카~아키타), 호쿠리쿠 신칸센(토가사키~나가노) 등 7개 노선, 총 연장 2천260㎞에 이르고 있다.

또 지금도 큐슈와 홋카이도 지방으로의 신칸센 연장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각 구간마다 운행하는 열차의 이름도 달라,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토카이도 신칸센의 경우 노조미(희망) 히카리(빛) 고다마(메아리) 3종류의 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97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해 현재 매 30분마다 1대씩 출발하는 최신 노조미호는 장거리 승객을 중심으로 하는 최고속력 300㎞의 열차로 정차역이 3, 4개에 불과하다.

또 히카리는 5~6개역, 고다마는 중.단거리 이용승객을 대상으로 하는 열차로 12개의 모든 역에 정차하고 있다.

열차별로 정차역을 조정함에 따라 장거리 승객은 좀더 빠르고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갈수 있으며, 중.단거리 승객들은 환승해야하는 불편없이 원하는 도시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신칸센은 JR동해와 JR동일본, JR서일본에서 건설과 운영의 전부를 담당하고 있는데 JR 동해 홍보팀의 마쓰무라 차장은 "전반적인 운영실적이 좋아 현재 상태로서는 건설과 운영을 분리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신설중인 큐슈~가고시마 간 신칸센은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 정부시설공단과 지방자치단체에서 각각 50%씩을 투자해 건설하고 운영만 JR큐슈에서 맡아 선로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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