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대상이긴 커녕 오히려 앞날이 구만리같은, 40대 초반의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서울)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아니, 아예 정치폐업을 선언했다.
우리는 '오 의원의 퇴장'을 쳐다보는 대신 남아있는 숱한 의원들의 표정을 쳐다본다.
박수치는 표정보다 곤혹스런 얼굴이 더 많다.
한나라당만 벌써 11명째이지만, 앞으로 몇분이나 더 이 대열에 동참할지 지켜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나라당의 용퇴선언은 계속돼야 한다.
몇십명이 더 나왔으면 한다.
특히 대구에서, 이미 선언한 윤영탁 의원 이외에 후속타가 이어지지 않아 부끄럽고 섭섭하다.
민주당과 '우리당'에서도 불출마의 드라마는 상영되어야 한다.
한나라당만 변화의 대상인가? 아니다.
더구나 '용퇴'가 자기잘못의 결과로 인식되어서도 곤란하다.
후진을 위한 퇴장, 시대적 변화에 의한 퇴장같은 아름답고 용기있는 행동도 용퇴임에랴.
오세훈 의원의 퇴진의 변은 '참회'였다.
그리고 모두들 '내탓'을 부정한 속에서 내탓을 고백했다.
정치가 바뀌려면 한나라당이 바뀌어야 하고, 한나라가 바뀌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자신의 불출마가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치권 전반'에 퇴장문화의 시발점으로 역할하기를 희망한 것이다.
"개혁의 실현을 목표로 정치에 뛰어들었으나 오히려 상실을 경험했다"고 탄식했다.
실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얼마나 그 목표를 달성했소?" 폐부를 찌르는 소리다.
이제 누가 어떤 경우에 물러나야 할지 뚜렷해진다.
여야를 막론하고 불법 대선자금에 연루된 인사들은 꿈쩍도 않고 있다.
체포동의안까지 제출된 7명가운데 물러나겠다는 사람 눈닦고 봐도 없다.
3선.4선.5선으로 역할을 할 만큼 했고, 그리하여 '시대변화'가 힘에 겨운 이들도 지금이 진퇴를 결정할 결정적 시점이다.
"지금 나가면 잘못이 있어서 물러난다는 오해가 걱정"이라면 그 또한 미련과 욕심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오 의원의 용퇴의 불씨가 대구.경북지역, 더 나아가 민주당과 열린 우리당에까지 확 퍼져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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