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한국산업이 성공하려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외환위기 이후 계속 부진, 마침내 금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함으로써, 소비부진과 함께 성장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반면에 최근 많은 기존 주력 산업들이 잦은 노사분규 및 규제 조치 등 기업경영 환경 악화로 중국 등 후발 공업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함으로써 산업공동화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주력 산업들의 국내투자 축소 및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은 우리의 성장잠재력의 근저를 흔들고 국내 고용기회를 빼앗고 있는 실정이다.

외환 위기 이후 대기업.중견기업의 일자리가 51만 개가 줄어들고 잠재 성장률이 4%대로 낮아질 전망인데 다행히도 최근 2년 연속 수출이 크게 호조를 보여 우리 경제와 산업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산업은 60년대의 노동집약 경공업에서 자본기술집약 산업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해 왔다.

1997년 외환위기로 조선,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대부분의 주력 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을 통해 기업부실을 제거하고 경쟁력을 회복하여 세계 시장에서 1~6위의 위상을 확보했는데 우리 주력 산업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가치사슬 (Value Chain)상에서 생산공정 분야의 경쟁력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먼저 지식 정보화 시대의 도래로 무형재산 즉, 기술디자인.브랜드 등 질적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해야하나, 외형 위주의 성장을 해온 우리 산업은 질적 경쟁력 수준이 아직도 선진국보다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둘째로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기에는 산업 인력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산업기술인력의 수급 불일치 현상이 심각, 매년 이공계 졸업생의 절반 정도가 취업하지 못하는 인력 수급의 미스매치 현상이 지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수 청소년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고 대학은 현장의 수요와 괴리된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셋째로 선진국들은 국가기술혁신 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기술개발의 효율성과 선순환 구조 형성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으나 우리는 기술예산, 기술개발사업, 혁신시스템 등이 여러 부처로 분산되어 있고 산학간 기술이전, 대학시스템이 취약하여 효과적인 국가혁신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넷째로 세계화의 진전으로 기업이 국가를 선택하는 시대에서 기업 친화적 시장제도의 운영은 기업유치, 고용창출, 생산증대라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데 각종 규제, 잦은 노사분규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업경영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다섯째로 그 동안 제조업의 설비투자의 확충을 통한 경쟁력 확보전략에 주력함에 따라 제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제조업 관련 서비스업의 경재력 제고에는 소홀함으로써 이들 제조업 관련 서비스업의 취약성이 우리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제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각종 금융 및 물류 비용 상승으로 연결되어 산업경쟁력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한국 산업은 생산공정 분야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기초연구.제품개발.마케팅 분야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여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1990년대에도 자본 투입의 확대를 통해 성장을 견인하는 자본투입 주도형 발전전략을 지속하여 왔던 데 기인하는데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둔 혁신 주도형 산업발전전략을 추진,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면서 우리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겠다.

혁신 주도형 발전전략은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초점을 맞춰, 고(高)기술, 고(高)부가가치, 고(高)생산성의 '3고(高)전략'을 실현하는데 역량을 결집, 인적자원.생산관리 등 기업 경영체제의 혁신과 함께 교육.기업.금융.세제 및 정부지원제도 및 시스템의 혁신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IT, BT, NT등 미래전략 산업들이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부상하고, 기존 주력 산업들이 산업내의 구조고도화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다.

나아가 유통.물류.e비즈니스 등 제조업 관련 서비스산업의 성장 기반인 제조업의 서비스화 및 아웃소싱 활용을 촉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또한 제조업 관련 서비스 기업들의 대형화.전문화 및 기술.지식집약도를 제고해 제조업과의 선순환 발전 구조를 도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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