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유통업체인 '대경종합식품'을 운영하는 한형숙(35.여)씨는 전혀 몰랐던 업종에 뛰어들어 2년여만에 자리를 잡았다
학교 급식에 쓰이는 식품을 납품, 월 1억2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적잖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
2001년 9월 개업당시 2곳으로 시작, 현재는 6곳의 학교에 식자재를 보내고 있다.
직원도 초기엔 2명이었지만 지금은 5명.
한씨는 대구 구암동 50평짜리 임대 사무실에서 개업했지만 지난 6월엔 다른 급식 업체 7곳과 공동으로 대구 팔달동에 건물(푸드밸리)을 신축, 이 곳으로 이전했다.
800평 규모의 이 건물엔 대형 냉장시설과 운반차량에 바로 연결되는 창고 등이 있어 위생 및 청결도가 한결 높아졌다.
제대로 된 운영체계를 갖춘 것.
"지금이야 뭔가 갖춰진 것 같지만 사실 저는 식자재 유통업에 대해 전혀 몰랐었어요.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주변에서 식자재를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하면 괜찮다는 얘기가 들려 일단 도전해봤죠".
사전 지식없는 초보자가 창업을 하니 개업당시부터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일단 사무실을 얻었지만 이내 옮겨야 했다.
식자재 유통업은 냉장시설이 생명인데 냉장시설을 들여놓을 공간도 생각 않고 작은 사무실을 얻었던 것.
우여곡절끝에 8천만원을 투자, 사무실 임대료와 냉동탑차.냉장고 구입 대금으로 지불한 뒤 개업했다.
절반은 가진 돈, 절반은 빚이었다.
"겨우 2곳의 납품처를 뚫어 개업은 했는데 수익구조가 형편 없었습니다.
1년간 적자였죠. 학교에서 받는 급식자재 납품비는 일정한데 제가 떼오는 원자재 가격은 비싼 때문이었죠".
창업 1년 만에 깨친 것이 '생산성'이었다.
한씨는 창업 초기엔 시장 몇 군데와 계약, 그 곳에서 주는 원자재를 그대로 받아 학교에 납품했지만 창업 1년을 넘겨서부터는 '값싸고 좋은 물건'을 직접 찾아 나섰다.
"유통업이란 것이 참 묘하데요. 똑같은 품질의 식자재인데 이 시장과 저 시장, 같은 시장내에서도 가격이 달라요. 새벽부터 매천시장, 팔달시장, 칠성시장 등 대형 시장을 섭렵하고 다녔습니다.
처음엔 냉동탑차 운전이 서툴러 기어다니다시피 했어요. 경매를 매일 보면서 싼 물건 찾는 법도 익혔죠".
원료 구입에서 비용을 줄이자 대번에 수익 구조가 달라졌다.
지금도 그는 끊임없이 원료 구입 서류를 보며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연구'를 한다.
"새벽부터 시장을 다녀야하고 때로는 직접 트럭을 몰고 운반을 해야하니 주부가 해내기엔 어려움도 많죠. 하지만 여성 창업은 장점도 많답니다.
학교 급식 실무자인 영양사들이 모두 여자니까 일단 말이 잘 통합니다.
제가 주부라 음식을 잘 알기도 하고요. 납품처들에게서 쉽게, 그리고 빨리 신뢰를 얻게 된 원인이죠".
그의 하루 일과는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그는 새벽에 잠을 깨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했다.
그리고 새벽 배송을 책임져야할 직원들이 가끔 '출근 펑크'를 내는 것도 부담.
"이 업종이 참 힘들지만 그래도 아이를 가진 사람은 육아를 무시할 수 없잖습니까. 여성들이 많이 하는 창업 아이템인 식당의 경우, 자정을 넘기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이 일은 저녁무렵에 일이 끝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 더 많다고 했다.
학교 급식은 방학때가 '휴업'이라 이 기간엔 그냥 앉아 놀아야 한다는 것.
"더 자라기 위해선 학교 외에 다른 업체를 뚫어내야 합니다.
이제 '감'이 오니까 잘 될 것로 믿습니다". 한씨는 새해 목표는 시장 다변화라고 했다.
053)313-1003.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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