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이 있는 것이 맞나요?"
정부는 택시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택시 사업주가 매년 납부하는 부가가치세의 일부를 '기사 복지'를 위해 사용토록 감면해주고 차량 연료인 LPG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상당 부분이 중간에서 사라지고 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택시기사가 정당한 '보조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채 장시간 운전에 내몰리고 있지만 당국은 택시 업계의 '편법'에 대해 묵인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부가세 감면분은 눈먼 돈(?)
'제복비 5천6백57만원, 사업소득세 2백16만원, 퇴직금 반영분 1천3백만원, 국민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의료보험 부담금 4천375만원'.
90여대의 택시를 보유한 대구의 ㅅ운수가 지난 98년부터 6년간 사용한 부가가치세 감면분 지출 내역이다.
이 회사 노조위원장인 김모씨는 "회사가 부담해야 할 돈을 부가세 감면분에서 유용해 쓴 액수가 6년간 1억9천만원에 이른다"며 "심지어 세금까지 감면분에서 지출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지난 95년 조세감면규제법을 개정, 부가가치세의 50%를 감면해 주고 이를 운전기사 복지를 위해 사용토록 했다.
그러나 정부보조금의 대부분은 '회사 자금'으로 둔갑해 사용되고 있는 실정.
감독 기관인 대구시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유용 규모가 너무 커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시는 지난 12월 한달동안 50개 택시업체에 대해 부가세 감면분 사용내역을 조사한 결과 전 업체에서 부가세 유용 사실이 드러나 대구의 100개 택시사업자 모두에게 '사업개선 명령'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 문제가 많지만 금액이 너무 커 환급 조치를 내린다면 택시 업체 대부분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라며 "향후 다시 적발된다면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택시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몇년간 부당하게 사용된 부가세 감면분을 합친다면 최소한 수십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부당 지출된 부가세 감면분 환급을 위해 세무 당국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료 보조금도 회사 몫
정부는 차량 연료인 LPG에 대해 ℓ당 3백80원 이상에 대해서는 그 돈만큼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행 LPG가격이 ℓ당 평균 6백원인 것을 감안하면 택시기사들은 2백20원을 보조금으로 되돌려 받아야 하는 것.
하지만 일부 택시업체들은 보조금의 일부를 '연료 제한'이란 편법으로 유용하고 있다.
35개 업체가 2교대의 경우는 오전 30ℓ 오후 35ℓ만을, 1인1차제의 경우는 하루 40ℓ로 연료 사용량을 제한하고 나머지 연료는 기사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는 것.
택시 경력 3년째인 조모((34)씨는 "연료 제한 추가분을 기사가 부담하더라도 정부 보조금은 지급해야 되지 않느냐"며 "적게는 한달에 3만~4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기름값을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 산하 대구녹색운전자회 관계자는 "근로기준법과 택시 단체협약상 유류비는 전액 회사에서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업체들이 지정된 주유소만 이용토록 한뒤 사용 총량만큼 LPG 보조금을 받으면서 운전자들이 자비로 부담하는 LPG 보조금까지 챙기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시도 LPG 보조금을 늑장 지급, 업체들의 보조금 유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부는 시.도별 요율에 따라 매달 LPG 보조금을 분배해 지급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관행상 이를 수개월씩 미뤄 지급하고 있다.
실제 건교부는 지난해 12월분까지의 보조금을 대구시로 내려보냈지만 시에서는 지난해 8월분까지만 지급한 상태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사진:정부가 택시기사들을 위해 지급하는 연료보조금과 부가가치세 환급분 중 상당부분이 중간에서 사라지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