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코앞에 다가왔다.
올해도 여성들에게 최대의 적은 어김없이 명절이다.
제사 음식을 준비하고, 제사상을 차리고 식사준비를 하고, 손님접대를 하고, 시집 식구들 뒤치다꺼리까지…. 허리가 뻐근하고 발바닥이 따가워서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겨우 일을 끝내놓고 집에 돌아오면 그동안 밀린 일이 산더미처럼 또 쌓여있다.
여성들에게 '명절증후군'이라는 울화병이 도지는 이유다.
하지만 남성들은 여성들의 이런 고충을 귀담아 듣질 않는다.
오히려 옛날의 여성은 더 힘든 상황에서도 해왔는데 요즘 여자들은 그런 것도 참지 못한다고 나약해진 여성들을 질책하기도 한다.
이러한 남성들에게 칼을 빼들고 정면으로 맞선 책이 출간됐다.
'한국에는 남자들만 산다'(고은광순 지음.인문과 사상사 펴냄)는 남성중심의 대한민국 사회를 '고자질하기 위한' 책이다.
남자에게만 가문을 이을 씨가 있다는 할아버지, 기저귀 찬 여자는 감히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없다는 한 개신교 목사, 호주제에 대한 도전은 민족사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한 정치인, 최근의 여성의원 폭행사건 등…. 맹렬 여성운동가인 저자는 최근 여성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자신의 신랄한 견해를 담았다.
책에는 저자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에, 극보수 남성들에 대한 비판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남성 중심 사회를 고수하기 위해 치졸하고, 쫀쫀하고, 비굴한 논리를 펼치는 남자들의 실상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날것으로 보여주고 싶다". 저자는 책에서 이 책의 출간 목적을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의 균열'이라고 밝힐 정도다.
책장을 하나씩 넘기다보면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가야 하는 슬픔에 고개를 숙이게 되고, 나도 같은 남성이라는 생각에 또한번 부끄러움에 젖어든다.
남성들이여, 여성들의 말에 한번쯤 귀를 기울입시다.
"한국에는 여자들도 있습니다.
우리 이제 소통합시다".
고은광순 지음 인문과 사상사 펴냄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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