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新대동맥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경주 통과 고속철, 교통과 산업경제 혁명 예고', '신 성장동력 DKIST', '일등 브랜드 성공담', '대구 섬유산업의 미래전략', '소기업 명장 스토리'.
지역산업발전의 원동력과 지역경제의 풀뿌리를 발굴해내고 보도하는 언론의 다양한 지역 관련 의제들이다.
환경감시가 언론의 고유한 역할이라고 할 때에 이처럼 사회적 환경의 발전 가능성을 예고하고 진단하는 역할 또한 사회적 통합을 위한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 수 없다.
지역경제와 더불어 지역발전을 위한 언론의 역할은 많이 있겠으나 대략 다음과 같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조정자로서의 언론이 지역 통합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최근 지역분권운동과 함께 지역혁신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지역발전 전략과 구상은 그 지역의 구성원인 지역민들에게 공유되어야 하고 또 그를 통해서 지역통합을 이룰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특히 언론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언론은 지역혁신과 지역발전을 위하여 지역의 언론을 포함한 지역대학과 연구기관, 지역기업과 지방정부, 정치권 그리고 지역민 등 다양한 혁신주체 요소들을 하나의 유기적인 네트워크체제로 설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언론은 이러한 체제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상호 연결하는 조정자(coordina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다.
지역 혁신과 발전을 위해 지역언론이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보다 이처럼 지역혁신체제를 구성하는 행위주체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면서 지역사회를 발전적으로 통합하는 데에 있다.
둘째, 지역경제 살리기 위한 혁신적 의사소통 구조의 마련이다.
지역경제 발전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메커니즘이 과거 중앙에 집중되었거나 또는 중앙과의 역학관계에 지나치게 치우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향후 지역혁신 체제 하에서의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의사소통구조와 메커니즘은 중앙과의 관계도 중요하겠지만 지역내의 혁신체제를 구성하는 행위주체들간의 유기적이고도 역동적인 관계에 더욱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구조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지역분권체제를 갖추어 나갈수록 지역언론의 위상과 역할은 기존의 중앙 중심 내지 집권주의적 의사소통구조로부터 탈피하여 지역 중심 내지 분권주의적 의사소통구조라는 패러다임으로 점차 전환될 것이다.
지역언론의 이와 같은 패러다임 전환은 지역혁신을 위한 중심적 수행주체로서의 위상제고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지역언론 스스로의 정체성 강화에도 유익할 것이다.
셋째, 지역현안에 대한 의제설정과 그 논의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언론은 정보를 전달하는 단순한 기계적 매개체이기도 하지만 기존의 정보를 가공하기도 하며 나아가 새로운 형태로 창출하기도 하는 정보의 생산적 주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역혁신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지역적 의제설정(RAS)' 기능은 각 수행주체들이나 그들의 행위를 단순히 전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것들을 유기적이고 역동적으로 연계시키는 중추적 역할로 이해될 수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의 설립과 관련하여 지역경제권의 첨단기술 창출과 자원의 운영에 대한 논의가 대대적으로 소개되면서 여론화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전체적 차원의 전략상 그와 같은 대단위 종합연구소가 현실적으로 지역에서도 유지 가능한 것인지 또 기능적 측면에서 국가적으로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해 냉철한 시각과 함께 비판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다양하게 다루는 언론은 흔치 않다.
대경과기원과 같은 대규모 연구기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국가차원의 대대적 투자가 전제되어야겠지만 동시에 중요한 것은 이와 더불어 그와 같은 연구기관이 지역에 기반을 두고있는 대기업들의 첨단산업과 반드시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연구기관으로서의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현실적 논의와 그 가능성 타진을 위한 논의의 장을 언론이 능동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급한 바처럼 언론은 정보를 단순히 전달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정보를 스스로 창출하거나 정보창출을 위해 적절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포럼의 역할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언론의 현실적 여건상 지역경제 현안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스스로 수행할 사정이 못되면 이를 위한 외부 전문가 집단의 다양한 조언과 견해를 토론 프로그램이나 기획취재 및 특집 지면 등 다양한 공론장의 형식을 통해 담아내야 한다.
그럴 때에 언론은 비로소 지역혁신과 경제발전을 위한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여론 지도자층과의 개방적이고 수평적 관계의 의사소통구조 설정이다.
지역경제와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언론의 환경감시 역할은 지역사회의 여론 지도자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역의 여론 지도자층은 곧 지역의 기득권층과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언론의 환경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지역 기득권층과의 건강한 긴장관계가 요청된다.
오랜 세월동안 언론은 그 지역의 여론을 형성하는 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지역 여론 지도자들의 영향력이 늘 암묵적으로 병존해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른바 관언유착은 그 병폐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폐쇄적이고도 상향적 의사소통구조의 지배하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지역민들의 이해와 관심은 소외되어왔다.
싫든 좋든 중앙과의 관계에서 싹튼 철저한 권력중심적 커뮤니케이션 메커니즘의 폐해가 지역내에 관행적으로 누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왜곡된 의사소통구조는 중앙정부나 정치권과의 유착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소위 지역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지역의 소수 여론지도자들이 중앙과 은밀히 통했던 폐쇄적 의사소통구조의 틀 안에서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는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지역언론은 앞으로 비효율적 의사소통방식을 과감히 타파하고 개방적이고 수평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공론장 형성에 주력해야할 것이다.
지역여론의 다양성과 지역경제 혁신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효율적인 지역경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내 여론의 다양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수직적 구조는 물론 수평적 구조에서도 형성된 다양한 여론이 지역혁신 과제수행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 적절히 반영될 때 여론은 비로소 그 생명력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지역여론의 다양성이란 지역의 언론사들이 추구하는 이념이나 철학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도 이해될 수 있으며 그러한 가운데 언론도 스스로 상호 견제·감시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수 있다.
혁신과 개혁을 위한 지역공동체의 각 수행주체들은 필연적으로 서로 다른 주장과 이해를 추구할 수 있으며, 언론은 바로 이러한 다양한 견해를 균형있게 전달하면서 통합으로 유도할 수 있는 공론장이 되어야 한다.
최근 '지방분권 관련 3대 특별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함으로써 지역분권의 실현 가능성이 더욱 구체화되었다.
지역발전을 위한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지만 정작 그 수혜대상이 될 지역민들 중 상당수는 아직 그 법적 근거의 의미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알고있는 듯하다.
지역민들이 누리게 될 실제적이고도 현실적인 혜택이 무엇이며 그것이 갖는 지역사회적 의미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주지시키고 계몽하는 것 또한 지역언론이 해야 할 일이다.
21세기의 지역 위상은 과거의 그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환경과 여건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지역경제의 성공과 지역간 균형발전의 성공여부는 지역언론의 역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역언론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지역언론이 제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지역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는 말은 이런 점에서 의미심장하다고 하겠다.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지역언론개혁연대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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