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대 폐교매입 '딴생각'

지역 대학들이 동해안의 폐교들을 연구소 등 교육시설로 활용하겠다며 수의계약이나 제한경쟁 등 유리한 조건으로 매입해놓고 수련원으로 활용하는 등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울진과 영덕교육청에 따르면 포항공대가 지난 2002년 8월 울진 해동분교(토지 8천987㎡, 건물 1천33㎡)를 5억4천500여만원에 수의계약으로 매입한 것을 비롯해 계명대는 지난해 영덕 석동분교를, 대구대는 2000년 영덕 금진분교를 각각 매입했다.

또 영남대는 1998년 영덕 남호초교를 매입하면서 소유하고 있던 경산지역 토지를 경산중.고교 이전 부지로 내놓았다.

대학들은 매입 당시 각 교육청과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연구소나 학생들의 현장 실습장, 주민들도 이용 가능한 교육문화회관 등 교육시설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포항공대의 경우 2003년부터 해양 생물학 관련 연구시설 등 연구소와 교육문화회관 등을 신축한다고 했으나 현재 기존 시설을 고쳐 수련원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대구대는 주민들을 위한 영덕사회교육관을 신축한다는 계획을 내세웠고 계명대도 15억원을 들여 지상 5층, 연면적 600평의 건물을 건립, 해양훈련 관련 학생 현장실습장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대학들이 매입한 폐교는 대부분 바다, 온천, 공항 등과 가까운 이른바 목 좋은(?)곳에 위치해 주민들로부터 딴 목적으로 매입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해동분교의 경우 불과 30m 거리에 바다가 있으며 백암온천과 올 연말 개항 예정인 울진공항이 30분 이내 거리에 있다.

금진분교와 석동분교 역시 주변 경관이 빼어난 해안에 있다.

김모(40.울진군 평해읍 직산리)씨는 "지역 발전을 위해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고는 사유지처럼 활용해 주민들에게 거부감만 주고 있다"며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대학들과의 계약은 무효로 하는 등 교육당국이 사후 처리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덕 최윤채.울진 황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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