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나라의 패전 이유를 중국측 기록인 '수서(隋書)'는 장마와 폭풍, 전염병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이를 인용한 '삼국사기'도 마찬가지로 묘사하고 있다.
심지어 '수서'는 "원(元:영양왕)도 두려워하여 사신을 보내어 사죄하고 표문을 올리는데 '요동 분토(糞土:썩은 흙)의 신(臣) 원(元) 운운'하여서 고조(高祖:수 문제)가 철군하고 과거와 같이 대우하였다"고 영양왕의 사죄를 철군의 이유로 적고 있다.
그러나 장마나 폭풍, 영양왕의 사죄 등은 중화(中華)의 패배를 기록으로 남길 수 없다는 이른바 춘추필법(春秋筆法)에 불과하다.
수나라의 철군 이유는 고구려군에게 당한 대참패였다.
이런 참패를 수나라의 정사(正史)에 기록할 수 없다고 판단한 '수서'의 편찬자가 자연재해와 영양왕의 사죄를 철군의 이유로 호도한 것이다.
고구려군이 아니라 자연에게 패했다는 뜻이었다.
김부식은 이런 춘추필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서'를 인용해 '삼국사기'를 기록했으나 이를 간파한 신채호는 지금은 전하지 않는 '대동운해(大東韻海)'와 '서곽잡록(西郭雜錄)'을 인용해 수나라를 대파한 고구려 장수가 강이식(姜以式)이며, 수나라 군사를 대파한 곳은 수나라 군사의 출발지인 임유관 유역이라고 적었다.
이는 영양왕의 계획된 매복전에 수나라가 말려들었음을 뜻하는데, '수서'.'삼국사기'보다 신채호의 이런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영양왕은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전략으로 단숨에 수나라 대군을 섬멸한 것이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