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28일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
위원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수재,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
속수감했다.
서울지법 강형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
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지난 2000년께부터 자신이 총재로 있던 세계태권
도연맹에서 26억6천여만원을 빼돌리는 등 국기원,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GAISF), 부
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공금을 합쳐 38억4천여만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다.
검찰조사결과 김씨는 IOC가 배정한 올림픽 수익금과 인터넷업체와의 마케팅 계
약금 등을 해외로 빼돌린 뒤 개인비서들의 급여, 개인 선물비, 자녀들에 대한 우편
요금, 문구 대금으로 지출하는 등 이들 단체를 '사금고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특히 전경련 등이 단체 운영비로 지원한 후원금 4억원을 개인 용도로 유
용하면서 이중 1억원을 지난해 6월 불가리아에서 체포된 아들의 변호사 비용 명목으
로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은채 미국 로펌에 불법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위원장은 또 지난 97년부터 2002년까지 아디다스코리아 김모 대표로부터 '
아디다스코리아가 세계태권도연맹 공식공인업체로 지정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3차례에 걸쳐 6억1천만원 가량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2001년 6월께 스포츠의류업체인 훼르자로부터 3억9천만원을 건네
받고 대한체육회 스포츠의류부문 공식공급업체로 지정받도록 도와주는 등 각계 인사
로부터 8억1천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은 국가예산으로 편성된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 예
산까지 '배달사고' 수법으로 횡령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김 부위원장의 자택과 은행 대여금고에서 137만달러와 1천300만엔,
9만3천유로 등 외화와 37억여원 상당의 원화, 양도성예금증서(CD), 10억여원 상당의
보석류 199점, 잔고 29억원 상당의 정기예금 등 모두 76억원 상당의 금품을 압수했
다.
검찰 관계자는 "이는 전액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누락된 것으로 단체 공금에서
빼돌린 잔액이 일부 혼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시께 흰색 마스크와 청색 야구모자를 쓴채 나타나 기
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며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한편,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28일 새벽 한화
건설측으로부터 채권 10억원을 불법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열린우리당
이재정 전 의원을 구속수감했다.
서울지법 강형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소명이 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우
려가 있다"며 이 전 의원에 대한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강 부장판사는 "이 전 의원은 후원금의 단순전달자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의 수사
기록 등을 보면 단순전달만 한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재작년 12월 16일 선거운동차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한화건설 김현중 사장으로부터 10억원 어치의 채권을 수수, 다음날 민주당 선대
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재작년 국회에서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특혜시비와 관련,
한화측에 유리한 발언을 한 사실이 속기록 등에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검찰은 한화채권 10억원을 포함, 임직원 명의로 편법 지원된 SK와 현대차
후원금 16억6천만원과 금호비자금 6억원 등 4개 기업으로부터 모두 32억6천만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상수 의원에 대해 27일 오후 사전영장을 청구했다.
이 의원의 영장발부 여부는 28일 실질심사를 거쳐 같은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
다.
이 의원은 27일 오후 6시 30분께 조사를 마친 뒤 귀가길에 대검 기자실에 들러
"한화채권 10억원 중 5억원은 대선 전날인 재작년 12월17일 현금화해 선거자금으로
썼고, 나머지 5억원은 선대위 당직자 인건비 등으로 사용했다"며 채권 10억원의 '은
닉' 의혹을 부인했다.
이 의원은 또 합법후원금 5억8천500만원의 횡령 의혹과 관련, "사업하는 친구로
부터 빌린 2억원과 개인후원회에서 모금한 돈 등 모두 5억5천만원을 당에 빌려줬다
가 대선후에 변제받았을 뿐 유용이나 횡령을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28일 오전 롯데그룹에서 10억원대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신경식 의원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28일 서울지검에서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구속된 뒤 수감을 위해 이송 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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