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시 공무원의 말 한마디

최근 대구시 간부 공무원의 신중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대기업 대구협력사업 난망, 시정책 신뢰 추락, 관련 대기업 이미지 실추, 대구.경북 산업클러스터 차단 우려 등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발단은 지난주 대구시 올해 과학기술분야 주요시책 설명회에서 담당국장이 관련 기업과 사전협의도 없이 삼성전자 모바일연구소의 대구입주 계획을 언급한 데서 비롯됐다.

실제론 대구시 담당과장이 북구 칠곡에 입주해 있는 모바일 협력업체들을 위한 협업단지를 칠곡에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성서 삼성상용차 부지에 조성하는 것이 적합한지 논의하기 위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을 방문, 실무자들에게 모바일연구소 대구진출 의사를 물어본 수준.

기업생리나 의사결정구조상 삼성전자 연구소의 대구진출이 이뤄지려면 기업에 득이 된다는 과학적인 분석이 나와야 하고, 그에 따라 삼성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인 결정을 해야 추진이 가능한 사안.

이렇게 초기단계의 합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담당국장이 자랑삼아 이야기한 것을 일부 언론에서 그대로 보도, 향후 삼성전자와의 협력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측은 "수원에 정보통신연구소, 구미에 정보통신연구실을 갖추고 있는데, 연구소 대구 신설 및 이전과 관련해서 어떠한 검토나 협의도 없는 상태인데 터무니없는 보도가 나가 기업 이미지가 크게 추락됐다.

대구경제 살리기에도 마이너스 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덧붙여 "연구소 신설이나 이전 문제는 그룹차원에서 논의할 대상인데 구미사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대구시의 한 공무원은 "간부의 무책임한 발언이 될 일도 안되게 만들면 곤란하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구와 경북, 지자체와 대기업의 긴밀한 유대와 공생전략이 긴요한 시점에서 쓸데없는 갈등의 골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민병곤(경제부)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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