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옆에 영화관 신축...학부모 소송제기

'학교 옆 영화관이 유해시설인가, 문화시설인가?' 학교정화구역내에 신축하려는 복합영화관을 두고 구미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아 학부모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구미시교육청 학교정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강모씨가 구미시 원평동 구미초교 부근에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2천990㎡ 규모의 복합영화관을 신축하려 하자 "초등학생들에게 유해한 시설"이라며 건립 불가를 통보했다.

그러나 강씨는 이에 불복해 경북도교육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며, 도교육청 행정심판위는 지난해 12월30일 "영화관은 문화시설로 인정해야 한다"며 재결했다.

이에 따라 강모씨는 구미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했으며 이 과정에서 구미초교 학부모 160여명은 지난 16일 대구지방법원에 도교육청의 재결처분 결과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또 구미시교육청도 소송이 끝날 때까지 건축심의를 유보해 줄 것을 구미시에 통보했다.

학부모들은 "극장은 학교보건법상 학교정화구역 내 유해시설로 명시된 것"이라며 "대부분 18세 이상 성인대상의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어떻게 초교생에게 유익한 문화시설로 인정될 수 있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도교육청은 이 학교 주변에 영업 중인 7, 8개 PC방과 게임장 등에 대해 학교보건법 상 정비대상업소로 정해 올해 말까지 이전하거나 폐쇄할 것을 요청해 놓고 있어 영화관 신축 재결에 따른 형평성 시비가 이는 등 학교환경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

(사)경북안전생활실천 시민연합 류재용(48) 사무국장은 "현실적으로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는 전체의 2~5%에 불과하다"며 "학생들의 주요 등.하굣길에 영화관이 들어설 경우 포스터의 선정성과 폭력성으로 인해 학습환경이 나빠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경북도교육청 최운환 기획관리국장은 이와 관련, "극장은 PC방이나 게임장 같은 유해시설이라기보다 문화시설로 초교생의 유익한 공간으로 가꿀 수 있다는 판단에서 재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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