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安 시장 정말 '유서' 안남겼나

4일 안상영 부산시장 자살사건과 관련해 부산구치소측이 '말'을 삼가는 정도를

넘어 아예 말문을 닫아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의구심의 핵심은 안 시장의 '유서'이다.

자살동기를 둘러싸고 '심리적 압박감'이니 '검찰수사과정에서 모멸감', '믿었던

이들로부터의 배신감'이니 하는 설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자살동기를 명확

히 밝혀줄 유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지켜보는 이들 사이에선 '유서가 있다, 없다'는 논란이 가열

되고 있다.

특이할만한 것은 유관정보기관의 '구치소측이 안 시장이 미리 작성한 유서를 발

견, 보관중이지만 일체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는 보고내용이다. 그러나 이 보고내

용의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

심지어 '법무부 진상조사단이 하부에 조사후 발표할 때까지 보안을 지키라는 법

무부의 지시에 따라 구치소측이 안 시장의 유서존재여부나 내용에 대해 일체 함구하

고 있다'는 보고까지 이어졌다.

'유서존재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점증되자 구치소측은 기자들에게 '발견되지 않

았다'고 해명했고, 부산지검 관계자도 '유서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일반감방보다 비교적 자유스러운 병실엔 통상적으로 필기구가 설치돼 있으며,

재소자들이 요구하면 필기구가 제공된다.

40여년의 영욕의 공직생활을 스스로 마감하려고 결심한 안 시장이 과연 아무런

'남김 말'없이 갔을까.

유족들은 "유서가 없을 리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신이 안치된 삼선병원을

찾은 부산시 모 간부도 "안 시장이 400만 시민과 1만5천여 공무원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그냥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한편 구치소측은 '안 시장이 수감된 병실에 필기구가 비치돼 있었느냐'는 질문

에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잘라 말해 묘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법무부 진상조사단의 조사후 '유서없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면 모든게 해프닝

으로 끝나겠지만, 만약 유서가 존재한다면 부산구치소는 재소자 관리소홀책임외에

은폐책임까지 덤으로 안는 사면초가가 될 수도 있다.(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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