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락 지역경제 탈출해법 찾자-(6)기업의 역할

디지털 시대를 맞아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큰 패러다임(paradigm, 사고의 틀)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는 예측가능한 선형적인 변화였다면 디지털 시대는 변화의 폭과 속도가 커지고 빨라져서 전혀 다른 형태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점점 더 빨라지는 정보의 속도를 기초로 새로운 사업방식을 전개하는 기업은 성공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여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실패한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일류도 될 수 있고 낙오자도 될 수 있는 것과 같이 지역경제도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현시점이 지역경제발전의 기회이자 동시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위기의 지역제조업

제조업체들이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고 인건비도 상승한데다 불안한 노사관계로 상당히 힘든다.

이런 마당에 저렴한 땅값과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거대한 내수시장까지 감안하면 기업의 중국진출이 당연한 선택이다.

그러나 지역경제 입장에서는 제조업을 살려야 한다.

그래야만 일자리가 생기고 경제도 굴러가고 지역도 산다.

최근 수년간 대구지역 총생산, 산업생산,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지역경제가 위축일로를 걸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수출이 전년보다 늘어났고, 무역수지 흑자도 전년보다 크게 늘어나 대구경북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증가와 무역수지 흑자달성에 있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나 대구와 경북의 편차는 있지만 지역경제의 앞날이 그렇게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수출과 내수간 , IT와 비IT부문간 경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고용없는 성장이 확산되며, 통신.방송융합에 따라 디지털영상시장 등 디지털 프런티어가 크게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취약한 지역경제 구조를 생각해 보면 경제의 주체인 지역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역기업의 역할

△우수인력 확보와 기술혁신=기업의 경쟁력확보를 위해서 우수한 기술인력의 육성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렇게 되어야만 미래지향적 신제품개발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업경영의 핵심역량은 결국 기술혁신이며 이는 규모나 업종 등에 관계없이 수익을 내고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또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는 지식기반사회이고 지식기반사회의 핵심은 인재인데 우리지역에 대학이 많고 인재를 많이 배출한다고 하지만 지역에서 이들을 끌어안지 못한다면 지역기업과 지역의 발전은 앞으로도 요원하다.

따라서 이들 인재를 끌어 안기 위한 교육 문화 등 지역인프라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업혁신 가속화=품질혁신과 고객만족을 달성하기 위해 21세기형 기업경영 전략인 혁신활동을 실시하여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최근 많은 기업에서 혁신활동의 하나인 6시그마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높은 품질수준을 확보, 유지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을 제공하여 고객을 만족시키고 기업경영의 탁월성을 이루고자 하는 것으로 모든 프로세스(process, 공정)의 질을 높이고 업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여 경쟁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 기틀마련과 직결된다.

우리의 경제구조가 수출위주로 운영되는 만큼 선진시장의 요구에 적합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 공급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제품생산과 함께 품질과 공정에 대한 시스템을 정립하여야 하며 이와 같이 연구개발을 통한 품질혁신으로 세계시장에서 최고품질로 고객에게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사관계 안정화=우리 노사관계 경쟁력은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고 노사갈등으로 인한 비용부담도 엄청나다.

특히, 노사관계의 불안정성이 기업 투자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등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는 근로자를 위한 보다 나은 복지를 펴고, 근로자는 생산성 향상을 통하여 회사와 근로자가 상호 윈-윈하는 조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일본의 경우 도요타자동차 노조가 해마다 춘투에서 선도역할을 자처해 왔으나 올해는 임금인상 요구를 보류함에 따라 노조의 임금억제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는 노사 모두 이를 의미 깊게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불안한 노사환경으로 외국기업들이 국내투자를 꺼리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에서 개최된 한상(韓商)포럼에서는 우리 동포기업들 마저도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확립되어야만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많은 제조업체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해야하는 현실적 측면에서 보면 노사안정대책이 긴급히 요구된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2월4일 구미에서 실시된 "산업평화정착을 위한 노사화합 선언"이 대구 경북 전체로 확산되어 노(勞)와 사(使)뿐만 아니라 지자체, 시민사회단체, 언론 등 모두가 진정으로 지역경제를 생각하는 한마음이 되었으면 한다.

△기업 경쟁력 제고=대구경북지역에는 첨단 IT산업뿐만 아니라 전통산업도 혼재하고 있어 자치단체에서는 지역경제의 구조고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역전통산업인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이라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산업을 하는 기업이라도 경쟁력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 지역 기업이 경쟁력 있고 강한 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경영혁신, 우수인력양성, 마케팅능력 강화 등 기업 본연의 경영활동의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사양산업은 있을지라도 사양기업은 없으며 오히려 초일류 기업도 될 수 있다.

결국 작지만 강한 회사 그리고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근시안적인 구조조정을 지양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와 노력을 해야 한다.

△기업의 책임과 사회공헌=기업활동에 있어서 경제적 책임은 기업의 1차적 책임으로 적어도 자본비용을 보상할 수 있는 이상의 이익을 창출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세금납부 등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본분이며 따라서 실제 우수기업 또는 사업장이 지역내 얼마나 있느냐가 오늘날 지역발전의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국민들은 기업의 본분을 이익의 사회환원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단체에서는 기업에 과도한 사회환원과 분담을 요구 하는 등의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과도한 기업부담을 줄여 원가경쟁력 제고 등을 통한 기업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세수증대를 통한 복지 인프라 구축 등으로 사회환원을 도모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역발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의 중국이전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지자체장 뿐만 아니라 각 언론기관에서 기업하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기업주에 대한 정서가 아직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닌 것이 현실이지만 이는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기업들이 먼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스스로 지역민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러한 부분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고 기업과 지역민 모두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리라 본다.

또한 최근 대구시와 경북도가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각종 국책사업을 초광역단위로 추진하기 위해 시도간 경계를 허물기로 하였다고 하는데 앞으로 모바일산업육성, 한방바이오밸리,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등의 효과적인 추진으로 지역경제가 크게 발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지역은 여러 도시에 공단이 발달하여 산업간 연계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특히 대구는 교통과 물류의 중심이자 높은 교육열, 양질의 인적자원 등 풍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지자체를 중심으로 관련기관 단체 및 지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지역경제 살리기에 매진한다면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병조 삼성전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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