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바'데이트-선봉회 최덕선 회장

"10년 넘게 함께 부대끼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한가족이나 다름없습니다". 1993년 선봉회 발족 후부터 '장기 집권'을 하고 있는 후덕한 인상의 최덕선 회장은 회원 단결력을 최대 자랑으로 꼽았다.

"회원끼리는 나이가 한 살만 많아도 형님으로 부르고 시시콜콜한 가족사를 함께 의논할 정도로 선봉회가 격려와 위로의 사랑방이 됐다"는 그는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한 회원들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일상적인 농사일에다 매주 토요일 반찬, 빨래 등 봉사날을 앞두고는 각자 할당된 반찬을 손수 만들고, 봉사 당일에는 10여 가정에 직접 배달하는 눈코 뜰새 없는 시간의 연속이라는 것.

그는 "평일에는 4개조로 나눠 재활용센터에서 수거된 헌 옷 등을 수선해 판매하는 일에 회원 모두 참여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남편들의 적극적인 '외조' 덕택으로 그 공을 돌렸다.

남편 박용식(53)씨의 경우 운전면허가 없는 부인을 위해 수시로 차량 운행과 음식 배달까지 도와주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994년 선남면 명포리 정노섭(73) 할아버지 부부에 대한 봉사 체험 덕분에 회원들이 '평생 봉사'를 다짐하게 됐다고 전했다.

비좁은 방안에 모기와 쥐가 들락거리고, 부엌에는 파리떼와 구더기가 들끓는 '참혹한' 환경이었다는 것. 그러나 정신지체 증세의 할아버지가 실명상태에다 대소변을 가리지못하는 할머니를 위해 끼니를 준비하는 등 온갖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회원들은 눈물을 쏟기도 했다.

최 회장은 "회원들이 방문할 때마다 준비해 간 음식을 서로 권하는 부부의 금슬을 보여 많은 반성을 하게 됐고, 병마와 싸우던 할머니는 5개월만에 끝내 숨을 거두는 아픔을 겪었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불우 이웃을 위해 더 열심히 뛸 것을 결심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농사로 늘 시간에 쫓기듯 바쁘게 살지만 조그마한 것이라도 나누고 베풀 수 있음에 감사하며 외로운 이웃들을 보살펴 드리다보니 봉사활동이 거창하고 어려운 게 아니라 사랑과 관심이란 것을 저절로 터득하게 됐다"며 이웃 봉사의 '철학'을 피력했다.

최 회장은 지난 12월 18일 제1회 성주군 자원봉사자대회에서 자신이 체험한 봉사활동 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와 갈채를 받았다.

성주.강병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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