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자금 수사,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 등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있고 대통령 탄핵건까지 겹쳐져 정국은 '꽃샘추위'만큼 얼어붙고 있지만 선거를 위한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은 부산하기만 하다.
한나라당을 시작으로 여야 각 정당의 공천 윤곽도 거의 대부분 드러나 대구.경북 27개 선거구의 '대진표'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구.경북지역 선거구도는 한나라당이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권에 대한 한나라당의 배타적 독점구조가 흔들리느냐, 열린우리당이나 무소속 등 비한나라당세가 얼마나 진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의 수성(守城) 여부가 대구.경북 총선 구도를 가르는 열쇠다. 현재 시점에서 지역 총선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는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이라는 것도 지역에서의 한나라당 당세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인 것이다.
◇대구
11개에서 12개로 선거구가 하나 늘었다. 대구.경북에서 선거구가 하나 늘어난다는 것은 한나라당으로서는 유리하다.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싹쓸이' 신화를 재현하기를 희망한다.
현역 의원을 겸하고 있는 지구당위원장 가운데 5명만 살아남을 정도의 물갈이로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를 공천에 반영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평균 연령도 대폭 낮춰 세대교체 기류에도 부응했다고 한다. 다소간 공천 잡음이 아직 숙지지 않고 있지만 선거일이 다가오면 결국 시민들의 선택은 한나라당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지부 한 당직자는 "일부 지역에서 위험 징후가 보이지만 한나라당 지지도가 더 내려갈 요인이 별로 없어 16대 총선 만큼의 바람은 아니라고 해도 텃밭을 지키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의 생각은 다르다. 우선 열린우리당은 대구의 동남권을 전략지역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이 상대적으로 동갑과 동을, 수성갑과 중.남구 등지에서 더 심하고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전투력도 비교적 강하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분석은 한나라당에서도 비슷하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대구의 동쪽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한나라당 불패신화는 깨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동갑과 중남구에서 한나라당이 열세를 보일 것"이라며 몇 석이 떨어지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여기에다 공천후유증이 심각한 달서병 선거구를 중심으로 서쪽 벨트에서도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무소속의 세도 만만치 않아 한나라당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순수 무소속 가운데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인사들과 한나라당 탈당 인사들이 연합하는 '무소속 연대'의 결성 여부는 대구지역 선거판을 뒤흔들 또다른 변수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출마 지역이 정해질 경우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민주당이 총력전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북
전통적인 강세와 약세 지역에 대한 분류가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의 공통된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였던 서부 경북은 여전히 한나라당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남권 벨트에서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열린우리당도 포항남.울릉 선거구부터 경산.청도에 이르는 경북의 동남권 벨트에 대한 기대 수준을 높이고 있다. 또 한나라당의 전통적 약세지역인 북부권은 여전히 한나라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권 벨트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도 적지 않은데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후보 개개인의 전력 또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민주당 세력에다 친 노무현 인사들로 재편된 현 열린우리당 경북도지부의 분위기도 과거의 '해보나마나'에서 '해볼 만하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중부권의 구미을구와 영주, 문경.예천 등 북부권에서도 한나라당의 고전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주장은 영 다르다. 대선자금 문제 등으로 인해 곤두박질친 지지도가 더 내려갈 수 없는 만큼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공천 후유증 역시 아주 빠르게 수습되고 있어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전열 재정비의 기회로 삼겠다는 자세다.
이상학 한나라당 경북도지부 사무처장은 "지난 16대 총선에서도 공천 탈락자들이 주축이 된 민국당의 바람이 거셌지만 금방 잠들어버렸다"며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거쳐 당의 면모를 일신하면 잠시 흔들렸던 민심도 한나라당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한나라당도 16대 총선 때처럼 전 지역구를 석권하는데는 무리라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의 분석처럼 아성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양당의 이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경북에서도 무소속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 한나라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이 얼마나 한나라당세를 잠식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경주와 영주는 무소속으로 나선 현역 의원들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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