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L, 비난 여론 쇄도한 3점슛·블록슛 타이틀 시상 유보

한국농구연맹(KBL)이 '타이틀 밀어주기'라는 비난 여론이 쇄도한 개인타이틀에 대한 시상을 유보하기로 결정해 또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KBL은 8일 서울 논현동 농구회관에서 장시간에 걸친 재정위원회를 열고 정규 경기 최종전에서 문제가 됐던 3점슛과 블록슛 부문에 대해 9일 열리는 개인타이틀 시상식에서 일단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7일 열렸던 인천 전자랜드-원주 TG삼보와 울산 모비스-창원 LG 경기에서는 3점슛왕을 다투던 우지원(모비스)과 문경은(전자랜드)이 상대팀의 배려(?) 속에 각각 21개와 22개의 3점슛을 몰아넣으며 정상적인 경기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다.

또 우지원과 문경은 평소 팀 득점에 육박하는 70점과 66점을 각각 혼자서 뽑았고 R.F. 바셋(KCC) 블록슛 경쟁을 벌였던 김주성(원주 TG삼보) 역시 올시즌 평균 2.26개 보다 훨씬 많은 11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이처럼 팀 성적과 관계없는 최종전에서 속출한 진기록을 놓고 네티즌을 비롯한 팬들의 비난 여론이 쇄도하자 KBL은 규약 17조에 명시된 '구단은 공식 경기에 임할때 최강의 선수를 기용해 최선의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조항을 이유로 개인타이틀 시상을 유보한 뒤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KBL이 농구 규칙에 따라 정상적으로 종료된 경기 기록을 명확한 규정없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상대팀이 수비를 포기했다고 판단되더라도 금전 수수 등 매수 의혹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KBL이 애매모호한 규정을 앞세워 지나치게 주관적인 판정을 내렸다는 역풍이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3점슛 1위에 오르며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까지 갈아치운 우지원은 "선수들이 도와주다 보니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선수라도 나와 같은 입장이라면 똑같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우지원은 "팬들에게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힌 뒤 "내일 시상식 참가여부는 구단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또 김주성은 "어제 경기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상황이 아니다. 힉스도 한 경기 10개를 한 적이 있고 나도 8개를 한 적이 있는 데 한 경기만 가지고 판단하지 말아주기 바란다"고 입장을 설명했다.(연합뉴스)

사진 : 지난 해 12월 울산에서 열린 모비스와 전자랜드의 경기에서 우지원과 문경은이 서로를 마크하고 있는 모습. 7일 모비스의 우지원이 21개의 3점슛을 몰아치며 70점을 기록, 단일 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우며 3점 슛 왕을 차지했으나 비정상적인 경기운영으로 인한 타이틀 획득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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