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12일까지 3일 일정으로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제3회 대구국제섬유박람회(Preview In DAEGU: PID). 올 PID는 대회 운영이나 신제품 개발 노력 측면에서는 일단 합격점이지만 전시회 수준을 떨어뜨리는 기대 이하의 해외 업체가 많아 아쉽다.
◇섬유 고부가 전진은 계속된다.
올 PID는 섬유소재의 첨단화, 고부가화를 선도하려는 국내 섬유업체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전시컨벤션센터 1관(1층) 시티웨어관에 자리잡은 새론섬유 정도연 대표는 조명을 모두 끄고 스스로 빛을 발하는 축광섬유(브랜드명 lyten, 리턴)를 출품했다.
lyten은 세계 최초의 폴리에스테르 축광섬유로 자연빛이나 백열등, 형광등 같은 인위적 조명을 흡수 저장했다 어두운 곳에서 스스로 빛을 낸다.
정 대표는 "섬개연의 방사설비를 이용, 축광성 발광체와 폴리에스테수지를 안정적으로 결합시키는데 성공했다"며 "기존 제품과 달리 세탁에 의한 발광체 분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효성 나일론원사 퍼포먼스유니트 박홍기 과장은 스판덱스 보다 뛰어난 신축성을 자랑하는 신소재 섬유, XANADU(재나두)-55를 소개하고 있다.
XANADU-55는 스판덱스보다 값은 싸지만 땀의 흡수, 증발 기능은 더 우수하다.
인근 휴비스 부스엔 코팅이나 후가공 처리를 하지 않아도 항균 기능이 뛰어나 '자연을 닮은 섬유'라 불리는 차세대 섬유 '에스폴-소로나'가 관심을 끈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는 밀라노프로젝트의 결정판으로 항균, 소취, 쾌적 기능을 지닌 '아로마테라피' 캡슐 가공을 선보였다.
섬개연이 짠 기능성 직물에 천연 상태의 소나무 성분을 캡슐 가공하고, 한국패션센터에서 잠옷, 골프웨어, 정장 코트 등을 디자인, 순수한 지역의 기술로 기능성 어패럴 제품을 완성했다.
아로마테라피 캡슐을 가공한 옷이 지닌 솔 내음이 상쾌함을 더한다.
대구가톨릭대 전통문양디자인센터는 전통문양에 '디지털텍스타일 프린팅'이라는 신기술을 접목한 스카프, 넥타이 등을 선보였다.
창덕궁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 같은 전통 문양을 실물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표현하는 최첨단 염색기법 디지털프린팅으로 완성했다.
전통문양디자인센터 김지희 소장은 "행자부와 경북도가 12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센터를 설립했다"며 "전통과 첨단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섬유소재의 고부가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엉터리 해외업체
PID 개막첫날 폐장 시간인 10일 오후 6시. 당초 참가하기로 했던 중국 3개 업체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중국 출국심사에 걸려 입국하지 못했다는 것.
사실 중국업체들의 불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대회에도 5, 6개업체나 불참, 텅빈 부스로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어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왜 이같은 현상이 매년 되풀이될까. PID 사무국이 신청만 하면 무조건 받아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리미에르비종 같은 세계적 전시회엔 '자격'이 없는 업체는 아예 참가조차 불가능하다.
샘플 카피에만 혈안이 된 바이어들 또한 철저히 걸러낸다.
현지 진행 요원이 수시로 바이어들을 따라붙어 옥석을 구분하고 있는 것.
하지만 PID의 경우 이같은 기능이 전무하다.
이에 따라 출국 심사를 통과해 PID 전시장에 부스를 꾸민 중국업체라 하더라도 엉터리 투성이다
올 PID 해외업체는 10개국 40개 업체로 중국 비중이 절반이 넘지만 몇몇 업체들의 경우 바이어 상담은 둘째고 샘플 카피에만 열을 올린다.
국내업체들은 샘플만 잘라가는 중국 섬유업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어떤 업체들은 아예 상담일지에 '샘플 전송 금지'라고 써 붙이고 있다.
국내 참가 업체들은 "부스료 몇푼 더 챙기려고 엉터리 해외업체까지 유치해선 곤란하다"며 "일본 섬유업체의 비중을 늘리는 등 해외 업체 수준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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