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길은 많이 있다.
기술력을 높이고, 새로운 제품디자인을 개발하고, 해외시장에 판매, 영업망을 제대로 구축하는 등 여러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기업들은 계속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쉽게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타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타문화를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는 개인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국가간의 경계가 점점 더 희박해 지고 있는 무한경쟁의 세계화시대에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해도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포용성 없이는 그 기업의 성공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을 당시의 타민족과 비교하여 이렇게 평가하였다.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인이나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못하다.
타민족보다 별로 내세울 만한 경쟁우위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은 로마인이 어떻게 거대한 세계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는가. 그 원동력은 바로 타민족,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포용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는 것이다.
오늘날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국가간 수출입 활동은 더욱 확대되고 있고, 국내외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우리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타문화권과의 접촉이 빈번해짐에 따라 외국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오늘날의 기업경영에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 기업이 타문화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이를 잘 활용하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까지 확보할 수 있어서 국제 비즈니스활동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어떤 한국투자기업은 일본투자기업과 가까운 위치에서 현지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생산제품, 생산기술과 시설 등은 비슷하고 작업환경이나 임금은 오히려 한국기업이 약간 더 나은 편이었다.
그러나 한국측 자회사는 근로자들의 이직률이 높고 노사분규가 빈번하며 생산성이 저조한 반면, 일본측 자회사는 근로자들의 사기가 높고, 노사분규는 전혀 없으며 생산성이 대단히 높았다.
과연 이러한 차이를 가져온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를 조사해 보았더니 타문화의 이해와 활용 즉 이슬람교도인 현지종업원의 관리에 차이가 있었다.
이슬람교도라면 누구나 건강과 재정형편이 허락하는 한 평생에 한번은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순례하는 것이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 의무 중 하나이다.
일본측 자회사는 이슬람교의 문화적 특성을 잘 이해하여 10년 이상 근속한 종업원들에게 회사비용으로 메카순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것이다.
또 다른 예로써, 각 국가의 선호하는 색상에 대한 문화를 이해한다면 기업이 수출하는 제품의 디자인이나 포장 등에 이러한 색상을 사용하여 그 나라 국민들의 수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시장에서 버드와이저나 코카콜라와 같은 제품은 미국인이 선호하는 붉은 색을 활용하여 제품디자인에 반영함으로써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줄자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어떤 중소기업은 세계 여러 지역별로 좋아하는 색상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하여 색상 선호도의 차이를 제품포장에 적절하게 사용하여 상당한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 각국마다 선호하는 색상이 다양하다면, 이를 알아내는 것은 상당히 시간이 걸리고 귀찮은 과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각 국가별 국민들이 어떤 색상을 좋아하는가를 가장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그 나라의 국기에 어떤 색상이 들어가 있는 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바로 그 색깔들은 그 나라 국민들이 적어도 싫어하는 색은 아닐 것이다.
타문화를 이해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직접 그 나라나 특정문화권을 방문하여 몸소 체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적으로 제약을 받는 현실에서도 타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외국에 다녀와서 쓴 배낭 여행기를 읽거나, 타문화와 관련하여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간접적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경영자들이 타문화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또한 지속적인 호기심을 가지는 자세이다.
우리 기업들은 타문화를 국제 비즈니스 활동을 제약하는 장애물이나 갈등요인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타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김기현 (영남대교수. 국제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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