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원 선택 어떻게 하나

많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올해 학기 초는 유난히 어수선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과연 EBS 강의만 들으면 되는 것인지, 그렇다면 학원은 전혀 다니지 않아도 되는지를 확신할 수 없어 주변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고3의 경우 확실하게 학원 수요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저학년의 경우 여전히 학원 수강을 포기하기 힘들다.

일부에서는 기존 학원 수강에다 교육방송 시청까지 보태 부담이 더욱 늘어났다고 불평한다.

학습 지도나 입시와 관계되는 학원은 일종의 필요악이다.

없어도 되고 안 다녀도 된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있어서 학원은 엄연한 현실이다.

여기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는 지혜와 안목을 가져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학원 선택은 장래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다.

잘못된 학원 선택은 창의력을 짓누르거나 경직된 사고방식, 수동적인 생활 습관을 갖게 해 결국에는 지적인 홀로서기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학원 선택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본다.

◇종합반

중.고생 대상 학원 강좌 중에는 전 과목을 묶어 학교처럼 가르치는 종합반이 있다.

예고된 바와 같이 2008학년도부터 내신 반영 비율이 높아진다면 내신 성적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주는 종합반 학원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강좌는 기초실력이 부족하고 스스로 시간 관리를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러 과목을 묶어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자신 있는 과목도 같이 신청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개개 과목을 한 주에 한두 번 정도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실속이 없고 깊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말해 종합반 강의는 전체적인 공부 흐름을 잡아가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상위권, 고득점을 목표로 할 경우 취약한 과목을 한 과목씩 단계적으로 수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파르타식과 아테네식

스파르타식 지도 방법을 선호하는 학원은 수강생들의 학습관리와 생활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는 사실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계획한 만큼 반드시 성취하게 하는, 다시 말해 완전학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부모의 양해 하에 심지어 체벌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학원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 많은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학습 활동이 타율적이고 강압적이기 때문에 의존적이고 타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학습과 생활면에서 수동적인 습관을 갖게 할 위험이 있다.

또한 실질적인 생산성보다는 형식과 겉치레에 치중할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런 유형의 학원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열심히 하다가 곧 시들해지는 학생의 상당수가 이런 지도 방법 때문에 공부에 염증을 느끼게 된 경우가 많다.

아테네식 학원은 가능한 한 학생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도록 유도한다.

상위권 학생들이 이런 학원을 선호한다.

그러나 자칫하면 학원과 학생 모두가 나태함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

구체적인 학습 목표를 따라가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공부하는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는 학생에겐 별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므로 학생 자신과 학부모는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생활을 자율적으로 이끌어 가기란 힘들다.

그렇다고 매사를 타율적인 강요로만 이끌어갈 수도 없다.

청소년기에는 타율적 강제와 자발성이 동시에 작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학원도 이 두 요소를 잘 조화시키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그룹지도와 개인지도

과외 금지조치가 해제되면서 많은 학원들이 소수정예를 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맨투맨 식으로 철저하게 지도해 준다는 공부방이 과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강의 내용과 학생 관리는 다수를 상대로 하는 강의와 별 차이가 없으면서 수강료만 비싼 것이 문제다.

상당수 학원들이 강의의 질적인 차이는 없으면서 단순히 수지 타산을 맞추기 위해 그룹지도와 개인지도 반을 만들어 고가의 수강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학생과 학부모는 그 차이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학원 종사자들 자신도 고가의 개인지도가 그만큼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정상적인 수강료를 받으면서도 알찬 강의를 하는 학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지도로 피해를 입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예상외로 많다.

개인지도는 고액 과외가 많기 때문에 피해를 입고도 공개적으로 하소연하기도 힘들다.

특히 브로커를 동원해 허위 과대 선전을 하는 사람들을 주의해야 하며 지역의 유명 인사나 여러 학교의 우수 학생을 들먹이며 자기가 지도했다고 과시하는 사람도 경계해야 한다.

적중률이 높다거나 자신이 족집게라고 하는 사람들도 피하는 것이 좋다.

주위 여론을 들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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