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김동현(63.구미시 무을면)씨는 5년전 구입한 트랙터를 정비하다 겨울철 관리소홀로 '유압실린더'가 망가진 것을 발견하고 대리점을 찾았다. 그러나 부품을 구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수천만원짜리 농기계를 놀려야 할 뿐 아니라 올해 농사도 포기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수소문 끝에 대구시 달서구 월암동에 있는 트랙터용 유압실린더 전문 생산업체를 찾아 가까스로 트랙터를 수리했다.
농기계 부품 품귀현상으로 농촌지역마다 아우성이다.
본격 영농철이 다가오면서 관리 부실로 인한 고장 등으로 농기계 부품 수요가 늘고 있으나 농기계 생산업체들이 신제품 판매를 위해 구제품의 부품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들어 철강 원자재 대란으로 생산업체들이 트랙터.로타리 칼날 등 철강재 부품생산을 중단하거나 차질을 빚으면서 영농철인 4, 5월쯤에는 부품 품귀현상까지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이를 핑계로 일부 농기계 대리점들이 부품값을 높게 받거나 수리비를 과다하게 요구해 농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농민 윤병정(42.청송군 현서면)씨는 지난 2001년 8월 청송군 안덕면의 ㅇ농기계대리점에서 SS분무기를 1천600여만원에 구입했고 20여일만에 부주의로 사고를 냈다. 560만원을 주기로 하고 대리점에 수리를 의뢰했다. 그러나 수리한 농기계가 잦은 고장을 일으켜 대리점과 농기계 회사에 보증수리를 요구했지만 사용자 관리 잘못이라며 또다시 수리비를 요구했다. 윤씨는 지난해 8월 중순쯤 청송경찰서에 진정했으나, 경찰은 무혐의 내사종결을 통보했다.
영양군 석보면 김모(56)씨도 "최근 농기계 수리비 문제로 대리점과 시비를 벌이는 농민들이 적지 않다"며 "대부분의 농기계 대리점들이 수리비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농협중앙회 경북농기계부품센터(구미시 장천면)는 직원들을 전국으로 보내 농기계 부품을 구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경북농기계부품센터 전광열(43)소장은 "농기계 300여종의 부품 4만5천여종을 갖췄다"며 "10여개 회사 농기계의 주요부품은 10여년전 생산된 제품도 있다"고 했다.
전 소장은 "매년 소요예상 부품의 80%까지 확보하고 있으나 원자재난이 장기화할 경우 조만간 품귀현상이 있을 것"이라며 "농가들이 농기계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주문했다.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청송.영양.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사진=구미시 장천면 농협중앙회 경북농기계부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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