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레는 한나라-"불어라, 근혜바람"

'불어라 근혜 바람'.

한나라당이 '박근혜(朴槿惠) 효과'에 설레고 있다.

지난 24일 박 대표가 성당, 사찰, 교회를 돌며 속죄행보를 했을 때만 해도 일부 당직자들은 시큰둥한 반응들이었다.

그러나 박 대표가 차별화된 감성 코드로 '고행' 감내의지를 밝히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가장 먼저 대구.경북에서 변화바람이 일고 있다는 게 당 정세분석실의 설명. '코리아 리서치센터' 조사를 예로 들어 지난 23일 임시 전당대회 전과 후를 비교할 때 거의 10% 안팎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 열린우리당과 접전지역이던 대구 달서갑, 수성을, 경북 경주, 경산.청도, 포항 남.울릉 등 일부 지역구에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보고가 중앙당에 속속 답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 같은 기류는 부산.경남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부산 사상구나 수영구의 경우 열린우리당에 뒤졌지만 현재 오차 범위내 접전으로 돌아섰으며 경남 마산, 거제, 산청.함양.거창 등지에서도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대구발 '근혜 바람'이 부산.경남을 거쳐 박 대표의 외가인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에 상륙할 것"이라며 "수도권에 상륙하기까지는 보통 2주 정도가 걸린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실제 이 같은 효과가 있을 지는 장담하지 못하는 눈치다.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경우 의장 선출 직후 2, 3일 만에 10%P 안팎의 지지율 상승을 끌어내며 일약 정당 지지율을 1위로 바꿔놓았으나 박 대표는 아직 그런 징후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측이 '박근혜 효과'를 폄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당직자는 "박근혜 효과는 아직 뚜렷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지난 24일 TN소프레스에 의뢰해 실시한 당 지지도 조사결과, 열린우리당 52.4%, 한나라당 19.3%, 민주당 3.9% 등으로 박 대표 취임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수치 등 구체적 징후는 없더라도 반등의 잠재력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열린우리당도 대체로 수긍하고 긴장하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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