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광公.문화부 선정 '주제가 있는 관광' 문경새재 오솔길 체험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문화관광부와 공동으로 관광진흥기금 우선지원 10개 사업을 선정, 발표했다.

'주제가 있는 관광자원개발'을 모토로 한 이번 사업에는 문경의 옛길 문화체험관광과 안동의 전통한옥체험관광이 각각 장려상으로 뽑혔다.

여가시간,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자원 현장을 찾았다.

혼잡한 도시를 떠나 숲속에 난 호젓한 오솔길을 걸으면 잊었던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어 좋다.

더욱이 그 길이 옛 선조들이 걷던 유서깊은 길이라면 더 말할나위 없다.

'문경새재'가 그런 곳이다.

옛날 영남지방의 선비들 사이에서는 과거보러 한양으로 갈때 추풍령으로 가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재를 택하면 죽도 밥도 안된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문경새재 오솔길을 택하면 기쁜 소식이 있다고 해 지금까지 '과거길'로 불리는 곳이다.

선비들의 발걸음이 끊긴 대신 이제 문경 옛길에는 도시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옛길은 따뜻한 바람이 살랑살랑 얼굴을 감싸는 봄이나 노랗게 물든 단풍이 고운 가을, 하얀 눈으로 설국을 이루는 겨울 등 어느 계절이어도 잘 어울린다.

다른 지역의 옛 오솔길은 국도확장 공사 등으로 이제 자취가 사라졌지만 다행히 문경지방의 고모산성과 진남교반, 문경새재, 하늘재의 옛 길이 남아 있어 오솔길의 정취를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문경새재 옛길은 최근 한국관광공사.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옛길 문화체험관광' 부문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이 옛길은 문경새재를 중심으로 동쪽은 주흘산, 서쪽은 조령산의 협곡으로 이뤄져 수려한 자연경관이 한 폭의 그림같아 '제2 금강산'으로 불린다.

봄엔 얼음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싱그럽고, 여름 우거진 녹음과 이름 모를 새소리가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초봄의 옛길은 쓸쓸함이 묻어난다.

하지만 새싹이 돋고 봄기운이 깊어지면 아름다운 자연 속의 흙길에는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는 느낌마저 갖게 된다.

굽이굽이 산비탈길과 인적 드문 오솔길을 찾는 도시인들의 발길이 잦아 제1 관문에서 3관문까지 7km의 옛 오솔길은 왕복 5시간 정도 소요돼 가족단위의 문화체험 현장으로 안성맞춤이다.

한 굽이 돌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문경새재의 산세는 한마디로 압권이다.

게다가 맑은 공기는 마음마저 후련하게 하고 상쾌함은 뼛속까지 파고들어 온 몸이 살아오르는 느낌이다.

조선 초기의 학자인 윤상(尹祥)은 새재 겨울풍경을 보고 '한 겨울에 온 골짜기 얼음으로 덮였더니/봄을 맞아 계곡의 물 흐르기 시작했네/자연의 경치 시절 따라 달라짐이여/사람의 마음 늙어가면서 더 끌려드네' 라고 노래했다.

문경 새재의 옛길은 줄곧 조령천을 끼고 굽이굽이 돌아간다.

낙동강 700리가 농경문화를 꽃피웠다면 새재의 옛길은 자연이 살아숨쉬는 길(路) 문화가 깃든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과 관광환경 변화와 함께 새로운 내륙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새재 옛길은 대구에서 1시간 거리이고, 전국 어디든 서너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가족나들이 코스로 좋다.

문경.박동식기자 parkd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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