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강남 한복판 수의 패션쇼가 열렸다

죽음의 옷이 산 사람을 꿰입고

산사람이 죽음의 옷에 담겨

조용히 전시중이다, 사람들은

수의 위에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조명 아래 수의는 참이나 환한데

수의 속 산사람의 몸은 무덤처럼

캄캄하다.

영원한 안식인 죽음은

죽은 몸 부릴 곳조차 없다.

이해리 '수의 패션쇼' 부분

윤달이 되었다.

윤달은 없는 달이다.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는 말이다.

아니 궂은 일일 때만 그렇다.

오히려 좋은 일은 또 안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번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문이다.

글쎄, 실제로 그렇겠는가마는 마음이 좀 안정되는 것은 있는가보다.

사람이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이고 보면 언젠가는 죽을 것이고 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수의 준비로 없애기보다는 이웃을 위한 작은 배려를 시작하여 바쁘게 사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관장 망신주기' 논란과 관련해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응원하며 이 대통령의 언행을 비판했다. ...
정부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통해 대구 시민의 식수 문제 해결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당...
샤이니의 키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을 받고 있는 '주사이모'에게 진료를 받았다고 인정하며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SM...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