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구화된 식생활 대장질환 주의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질병의 양상도 변한다.

과거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대장질환이 드물었다.

그러나 요즘 식사가 서구화되면서 칼로리와 지방질은 높으나 섬유소가 부족한데다 과중한 스트레스, 운동부족, 불안, 우울증 등의 심리적인 요인까지 겹쳐 대장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대장질환에 걸리게 되면 설사, 변비, 혈변, 점액변, 잔변감, 복통, 발열, 체중감소, 빈혈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대장암의 경우 어느 정도 진행돼도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대장질환의 종류에는 대장암에서부터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대별되는 염증성 장 질환, 과민성대장증후군, 대장용종증 등이 있다.

이외에 세균성, 바이러스성, 아메바성, 결핵성 장염 등의 감염성 장염, 허혈성 장질환, 게실염, 방사선성 장염 등이 있다.

증상만으로는 진단을 내릴 수 없고 확진을 위해서는 대부분 대장내시경검사가 필요하다.

대장내시경검사는 항문을 통해 내시경을 넣어 맹장과 소장 말단부까지 직접 관찰이 가능하다.

완치가 가능한 초기 대장암을 찾을 수 있고, 또한 암으로 발전될 수 있는 선종성 용종을 제거, 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

대장조영술을 비롯한 다른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된 경우 반드시 대장 내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용종으로 보인 병변이 허상일 수도 있고 암일 수도 있으며 다른 부위에 제2의 용종이나 암이 발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용종은 그 자체가 암일 수도 있는데 악성의 위험도는 크기와 관계가 있고, 일부 초기 용종형태의 암은 대장내시경적 용종절제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아울러 용종을 떼어낸 뒤 정기적인 추적 대장내시경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항문출혈, 대변잠혈검사 양성반응, 원인불명의 빈혈, 설사, 복통 등의 증상, 대장조영술상 이상 소견을 보이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곽병원은 최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40대 이상 193명 가운데 90명에서 용종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많은 수의 환자가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

이유는 대장내시경을 할 수 있는 전문 의사의 부족, 검사시 통증, 검사 전 처치과정의 어려움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을 덜어주는 방법들이 있다.

검사 전 먹어야 하는 약물을 검사 당일 아침에만 복용하고, 검사시 수면을 유도함으로써 통증이 없도록 처치하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중요한 대장질환의 하나인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성인 중 10~22%나 호소하는 흔한 병이다.

이 병은 대장내시경을 포함한 모든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으나 배변습관의 변화가 있는 경우(설사, 변비 혹은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있고 복통이 동반되는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 진단을 내린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백인에게 주로 생기는 질환인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증상은 설사, 혈변, 복통 등을 호소하며 진단은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로 가능하다.

이 병은 자가면역 질환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같은 면역제제와 항염제를 사용하며 직장에 국한된 경우에는 좌약제로 투여하기도 한다.

약물 치료에 실패하거나 합병이 발생할 때에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대장암은 대부분 선종성 용종에서 생긴다.

도시의 부유층에서 흔히 발병하며,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칼로리, 육류단백질 섭취량, 지방 및 기름 섭취량과 직접 관련이 있다.

반대로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게 되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대변양이 많아지고 횟수도 증가되어 대장 통과시간이 감소됨으로써 대장 벽이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장암에 걸린 사람의 25%는 가족력이 있으므로 유전적 소인이 있음을 암시한다.

증상은 설사, 변비, 혈변, 복통, 복부팽만감, 체중 감소, 빈혈, 대변 굵기의 감소 등으로 다른 특이점은 없다.

진단은 역시 대장내시경검사가 필수적이며 전이유무는 CT촬영 등으로 알 수 있다.

치료는 수술을 통해 암 덩어리를 완전히 제거하고 방사선치료나 항암제를 병용하기도 한다.

아스피린, 엽산과 칼슘섭취, 폐경기 여성에서 여성호르몬 치료 등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곽동협 곽병원 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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