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영덕.봉화.울진 토론회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
또 내륙과 해안지역이 통합된 지역으로서 바람직한 발전방안,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하게 된데 대한 책임 소재 등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문제에 대해 후보자들은 저마다 다른 의견들을 내놓았다.
김중권 후보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건설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역개발 등 인센티브 제공으로 처분장을 유치토록하는 접근법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지역민들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안전성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분장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김원욱 후보는 "원전 수거물 처리장이 세계 30여국에서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처분장 유치를 통해 학자금, 의료비 무료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광원 후보는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김 후보는 "부안 핵폐기장 유치를 둘러싼 갈등을 잘 보지 않았느냐"면서 "행정에 실패한 대표적 사안인 만큼 정부가 확실한 대안을 내놓아야지 이 자리에서 유치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박영무 후보는 "방폐장 건설 정책이 실패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특별법을 만들어 안전성.환경보전.지역개발대책 등을 자세히 규정,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영환 후보는 "우리지역의 최대 자산인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면 방폐장을 건설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이라며 방폐장 유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석봉 매일신문 정치부장이 진행한 후보자별 개별질문에서 후보자들은 간간히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약점을 피해가려 애썼다.
김원욱 후보는 "구세대 정치가 막을 내리고 있는 시점에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비례대표 1번에 배정된 것은 노추(老醜)가 아니냐"는 질문에 "노무현 정권이 젊은 사람을 많이 데려다 실험했으나 실패했다.
경륜있는 분이 받쳐주지 않으면 혼자설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피해갔다.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 되도록 방치한 책임"에 대해 추궁받은 김광원 후보는 "4년전 동해안 지역 국회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 건설위원회에 들어가 지역 도로망 정비 등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며 예봉을 피해갔다.
박영무 후보는 한나라당 에서 민국당, 미래연합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유에 대해 "당적 변경은 분명하나 이는 기성 정치권의 벽을 허물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며 정당화했다.
조영환 후보는 민주당이 추미애 선대본부장과 조순형 대표의 공천 갈등으로 당이 깨질뻔 하는 등 국민의 정치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에 "추미애 본부장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주범"이라면서 "민주당은 어리석지만 곧은 사람이 많다"고 했다.
김중권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 지역에 다시 출마케 된 점을 지적하자 "당초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려 했던 것은 당 대표를 역임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감과 중앙당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면서 "많은 고민 끝에 고향에 마지막으로 봉사하자는 결심이 섰다"고 해명했다.
이어 열린 후보자 상호토론에서는 박영무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연합공격이 벌어졌다.
김광원 후보가 조영환 후보에게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못배우고 별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꺼냈다.
이런 말은 가진 자와 안가진자 등 이분법적 계급의식의 발로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조 후보는 "가장 구역질나는 단어가 개혁"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나는 민주, 너는 반민주'로 가르고 열린우리당내에서도 '나는 노랗고, 너는 덜 노랗다'며 분란이 일고 있다.
국민을 이분법으로 갈라 선동하지 말라"고 맞장구쳤다.
조영환 후보도 비슷한 질문으로 박영무 후보를 공격했다.
조 후보는 김광원 후보에게 "노 정권은 시민연대니 민중연대니 하는 친위세력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는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직접 민주주의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하자 김 후보는 "전적으로 동감이다.
민의의 조작이며 직접 민주주의로 위장된 민주주의의 파괴"라고 화답했다.
조 후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가질문을 통해 김광원 후보에게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 공영방송이 선동방송으로 일관했다.
그 이유는 직접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닌가"라고 하자 김 후보 역시 "TV에 의한 대중조작", "가지지 않은 사람들의 선동능력 입증" 등의 유도된 답변을 내놓았다.
지역발전 공적에 대한 후보자간 다툼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김중권 후보가 "36번 국도 개설은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에 성사시켰다"고 하자 김광원 후보는 "당시 정부는 개설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내가 국회 건설교통 소위에 넣어 통과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김중권 후보도 지지 않고 "정부 원안에는 없었지만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정부가 안된다면 안되는 것이다.
이를 내가 배후에서 되도록 정리해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후보자들의 준비부족이 여실히 드러나 지역민들의 비난을 샀다.
김광원 후보는 "농촌지역 소득보전을 위해 도입된 논농사직불제가 농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라는 김원욱 후보의 질문에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다.
죄송하다.
직불제에 대해 충분히 준비해오지 못했다"고 답변해 과연 농촌지역 출신 의원인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낳았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 : 5일 저녁 TBC.매일신문 공동기획 총선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후보들이 총선공약 관련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열린우리당 박영무, 새천년민주당 조영환, 무소속 김중권, 자민련 김원욱, 한나라당 김광원.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