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무소속 후보들의 눈물나는 '시선 끌기'

'튀어야 산다' 정당 후보에 밀린 군소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의 이색 행보가 눈물겹다.

인물대결 실종으로 비록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조금은 비켜서 있지만 힘겨운 '시선끌기'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삼보일배 행진을 해온 민주당 대구 동갑 이모 후보는 벌써 나흘째 참회의 길을 걷고 있다.

무릎이 꺾이고 온 몸에 덕지덕지 파스를 붙인 처지지만 "민주당이 속죄할 수 있다면 고행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 후보는 "길바닥에 돌처럼 구른다며 위로하는 유권자들이 있어 힘이 난다"며 "12일 망우공원내 광복회관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하겠다"고 말했다.

도.농 복합지인 달성군에선 들녘을 누비며 '논두렁 유세'를 하는 후보도 있다.

민주노동당 허모 후보는 7일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달성 다사.서재.하빈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의 낙승이 예상되는 지역이나 아랑곳없이 수십km를 걸어다녔다.

허 후보는 "논길에서 만난 한 70대 노인이 '나라를 확 바꿔보자'고 말해 힘이 솟았다"고 말했다.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번복한 경주의 김모 후보는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비록 무소속이지만 '노풍(老風)'에 편승, 8일 오전 11시30분부터 자원봉사자 10여명과 함께 분황사내 노인 무료급식소를 찾아 '밥 퍼' 유세를 했다.

이어 동천동 장애인 무료급식소로 이동, 식판을 나른 뒤 장애인 체육관 조기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TV토론 대상에서 제외된 대구 서구 임모 후보는 7일 토론회가 열리는 모 방송국 로비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기존 정당에만 유리한 여론조사 지지율을 이유로 토론에서 배제시킨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선관위를 성토했다.

선거때마다 등장하던 자전거가 이번 선거에서 어김없이 등장했다.

민주노동당 대구 중.남구 신모 후보는 7일부터 차량유세를 접고, 자전거 짐칸에 후보 사진을 붙여 골목을 누비는 자전거 유세단을 발족시켰다.

신 후보측은 "주민들이 신기해하기도 하고 안쓰러워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위 평판이 좋아 유세단을 선거일까지 계속 가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녹색바람' 재연에 안간힘을 쓰는 지역 자민련 후보들은 '박풍(박근혜 바람)'을 자신의 선거전략으로 도용(?)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카인 자민련 구미갑 박모 후보는 "박 대통령의 근대화 업적을 살리는 정당이 자민련"이라며 호소하고 다닌다.

그는 지난달 10일부터 아흐레 동안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촉구하는 단식을 하기도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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