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교 경북대 2억원 기탁 유병갑 변호사

"그동안 후배들에게 정신적.물질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나름대로 노력해 왔습니다만, 내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도 지속될 수 있는 영구장학기금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46년간을 법조계에 몸담아 온 유병갑(劉秉甲.72) 변호사가 모교인 경북대 법과대학에 2억원의 장학기금을 내놓았다. 8일 오후 경북대 총장실에서 기금을 전달하고 사업 협약서를 교환한 유 변호사는 법대에서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장학기금은 유 변호사의 아호를 따서 '초당(草堂) 유병갑 장학기금'으로 계속 운영된다.

경북대 법대 재학시절 단 한번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전력을 남긴 유 변호사는 반평생 이상을 법조인으로 살아오면서 오로지 '법심여칭'(法心如秤) 하나를 철학으로 삼아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법의 마음은 저울과 같아야 합니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공평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는 서슬 푸르던 군사정권 시절에 평검사의 신분으로 여당 국회의원 후보를 지원한 현직 군수를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던 일화는 지금도 법조계의 일화로 남아있다. 변호사로 개업을 하면서 검사의 신분을 지니고 있을 때와는 입장이 달라지긴 했지만 지향하는 바는 결국 같았다는게 그의 회고다.

유 변호사는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정보화와 국제화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노익장이다. "칠십에 능참봉이라더니 나이 70에 인터넷 홈페이지(www.lawjust.net)를 하나 개설했습니다. 도도한 정보화 물결에 나만 소외되는 것이 싫어서였습니다".

법조계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조언 한마디 구할 만한 법대 선배가 없어 외로웠다는 유 변호사는 그래서 후배들에게 만큼은 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에도 4천만원의 장학금을 내놓는 등 법대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자신의 아호를 따 '초당홀'이라 이름 지은 법대 강의실에서 후배들에게 특강을 열어 현직에서 얻은 노하우와 경험을 전하기도 했고, 법대 교정에 세운 '法心如秤' 돌비석이 법과대학의 명물이 되기도 했다. 법조인으로서의 남은 삶의 여력까지 모교에 보탤 것이라는 유 변호사는 후배들에게 세계의 대학생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국제화 정보화 마인드를 기를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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