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사업에 대박을 터뜨려 성공하면 벤츠를 타고, 벤처사업에 실패하면 쪽박을 차고 공원의 벤치에 앉는다는 말이 있다.
벤처사업의 어려움과 그 특성을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1997년 IMF 이후에 한국경제가 수렁으로 빠지자 DJ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정책을 기조로 정권의 존망을 걸다시피하면서 벤처기업 붐을 일으켰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과 절박한 경제의 구원투수로 인식된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 열망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벤처열풍은 광풍을 일으켰다.
"묻지마 투자"로 대변되는 벤처에 대한 열기는 2001년까지 급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발전하는 듯했다.
그러나 IT 산업을 기축으로 한 창업 열기는 일부 몰지각한 벤처기업인의 취약한 수익모델에 의한 사업화와 방만한 투자로 인한 재정상태의 취약성과 회계분식으로 대외 신뢰도를 상실하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열기가 식기 시작했고, 코스닥 시장도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얼마 전 모 일간지의 사설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벤처는 실패한 것으로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면밀히 검토해 보면, 벤처의 열기가 꺼진 후에도 불씨는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약 290만개로서 전체 사업체 수의 99.8%, 고용의 85.6%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 수출은 98년 31%에서 전체 수출액의 42.2%(2003년 기준)까지 대폭 증가되었고, 벤처기업의 수출증가세도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2004년 3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수는 7천464개에 달한다.
98년 2천42개사에서 급속히 늘어나, 2001년에 1만1천392개사로 최대가 되었다가 그 이후 줄곧 감소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68.7%를 차지하고, 정보처리 S/W가 22.9%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에는 276개의 창업보육센터가 있고 약 4천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아시아 지역에는 약 1천개 이상의 보육센터가 있는데 그 중의 약 500여개는 중국에 있으며 한국과 일본의 것을 합하면 대략 500 여개에 이른다.
그 외에 미국과 유럽 등의 나라가 보유한 보육센터가 또한 약 1천여개에 이른다.
왜 이렇게 각국에서도 창업보육에 힘쓰고 있는 것일가? 그것은 창업이 경제를 회생 시킬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의 역사는 기업의 역사와 그 시작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벤처기업은 고수익(High Return) 고위험(High Risk)을 수반한다.
따라서 벤처기업의 성공요건은 열정을 가지고 모험을 감수하는 투철한 기업가 정신이 그 핵심적 본질이다.
최근 美 GEM보고서에 의하면, 기업가 정신이 높을수록 높은 성장을 달성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기업가의 역할과 기업가 정신은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최근 외국에서는 창업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교육기관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2004년 9월에 중소기업청의 지원사업으로 전국에 다섯 개의 창업대학원이 개설될 예정이다.
슘페터는 기업가의 본질을 창의와 혁신이라고 보았다.
즉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제작과정이나 자원을 개발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발/확장하고 새로운 조직개발을 통하여 위험을 부담하는 적극적인 사고가 그 근본정신이다.
현대적 개념은 무모한 위험부담이 아니라 계산된 위험을 부담함으로써, 위험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으며, 이것은 사내기업가정신(intrapreneurship)으로 설명될 수 있다.
바나드(Barnard)는 책임을 다함으로써 믿음을 창조하는 리더쉽에서 기업가의 본질을 찾고 있다.
그는 가부장적.권위적 리더쉽이 아니라 협동을 추구하는 민주형 리더십이야 말로 위대한 리더로 평가하고 있다.
고 이병철 회장은 "기업의 성장가능성은 CEO의 그릇의 크기에 정비례 한다"고 설파하였다.
진정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경영인을 많이 배출하여 침체된 벤처가 한국경제의 중추적 성장 핵으로 발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벤처는 실패했다고 단언하고 버려둘 때가 아니다.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한 이순신 장군의 심정으로 꺼져가는 불씨에서, 열정을 가진 기업가 정신으로, 창업의 새 불씨를 지핌으로써 산업공동화를 막고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좋은 대안으로 만들어야 할 때이다.
조봉진(한국창업보육협회 회장.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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