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주군 '질매골 며느리회' "참외마라톤 달려요"

성주군 선남면 질매골 강릉 유(劉)씨 24세손의 며느리 10명이 5일 고향 성주의 참외축제 때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질매골며느리회'로 지난 2000년 마라톤동호회를 결성한 이들은 남편의 형제와 사촌, 6촌 동서들로 운동을 통해 동기간의 끈끈한 정과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며느리회는 이 집안 6촌까지의 며느리 15명 중 서울 등 외지에 살고 있는 5명을 제외하고 몽땅 마라톤에 흠뻑 빠진 마니아들.

29일 오후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회원들은 남편들과 함께 뛰며 '훈련'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최고참 며느리인 성정옥(57.사진 맨 오른쪽)씨는 "집안 대.소사때 음식준비 등으로 터놓고 얘기도 못하지만 평균 월1번씩 각종 마라톤대회에 함께 참가하면서 허물없는 가족 사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과 함께 뛴 성씨의 남편 유영태(59.대구미래대 세무회계과 교수)씨는 "5년째 많은 대회에 참가했지만 무엇보다 고향 성주에서 처음으로 마라톤을 하게 돼 벌써 가슴이 뛴다"며 "대회를 마치면 집안 40여가구가 모여사는 질매골로 몰려갈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마라톤 5㎞ 구간의 1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남편들과 10㎞를 신청한 상태. 성씨는 "완주 자체에 만족하지만 최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마라톤대회에서 대부분 10㎞를 1시간안에 들어오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기록이 단축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 모임의 회장은 며느리중 막내인 진옥선(39)씨로 바쁜 직장(농협) 일 중에도 모임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않는 일꾼이라고 손위 동서들의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남편 유영문(45)씨는 "막내보고 왜 자꾸 회장이라고 하느냐"며 "총무로 불러주소"라고 형과 형수들에게 은근히 '항의'하자 모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성주.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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